스마트카드업계, 중국·동남아 "황금시장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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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권이 스마트카드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민·관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상하이 등 82개 도시에서 비접촉식 교통카드를 도입해 한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빠르게 스마트카드를 적용하는 등 세계 최대 수요국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특히 현재 전국적인 금융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은행 연합을 중심으로 고유 브랜드의 신용카드 발급을 위한 준비도 마친 상황이다. 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대비해 신용카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며 스마트카드로의 전환이 곧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던 한호현 한국전자지불포럼 IC카드산업진흥분과위원장은 “중국에서는 교통범칙금·수도·전기·출입통제·노변 주차장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스마트카드가 사용되고 있으며, 무선태그(RFID)에 대한 관심도 높아 조만간 상하이지역을 중심으로 물류와 보안 분야 등에 도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말레이시아·홍콩·태국·브르나이·대만 등 동남아 국가들도 전자주민증(NID)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준비 중이며 호주 등 일부 국가는 전자여권, 전자공무원증, 전자보험증 등 각종 스마트카드 응용사업을 각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요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의 전자주민증 사업은 90년대부터 추진해온 유럽과 남미국가에 비해 늦었지만 추진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정부의 도입 의지가 강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카드 전문가들은 이처럼 해외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출 가능성도 커졌으나 국내 기반이 취약해 해외 진출 자체가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난 7∼8년간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표류해온 전자주민증 사업에 대해 그동안 제기됐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재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 사업이 성공해야 중국과 동남아 시장으로의 수출 가능성도 열린다는 것이다. 또 각종 응용 분야를 위해서 국내 관련업체들 간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며 해외 사업 유치를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한국의 선진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외국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호현 위원장은 “중국 스마트카드 관계자들이 한국의 스마트카드 산업과 기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중국 공공교통협회 관계자들이 한국의 교통카드 시장에 대한 현황을 알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스마트카드 도입에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태국도 최근 200만 공무원의 신분증을 스마트카드로 전환하는 전자공무원증 사업에 나서면서 전자공무원증 시범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정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한국전자지불포럼의 조영휴 국장은 “교통카드 기술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칩운용체계(COS)나 지불 보안응용모듈(SAM) 등을 대표주자로 내세워 반도체칩·카드·시스템·단말기 등의 수출도 함께 연계시킬 경우 산업적 파급효과가 상당히 클 것”이라며 “무엇보다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각국 관계자들을 초청해 서울시의 ‘신교통카드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등 대형사업을 소개하고 산업계 시찰 등을 통해 한국 기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연결시켜주는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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