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천문 우주과학실험용 위성인 과학기술위성 1호(우리별 4호)의 9차례 교신 노력이 모두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소장 임종태)는 교신 불능 장기화 및 분실 가능성 등을 감안한 다각적 대책마련에 나섰다.
임종태 소장은 29일 오후 5시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교신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궤도상에 떠있음을 확인했다”며 “최소한 1∼2주내 원인을 찾아 교신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위성 1호는 110억원 가량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인 데다 항공우주연구원이 2005년 발사예정으로 있는 과학위성 2호의 시험판이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가 실패한다면 우리나라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의 차질마저 예상되는 만큼 연구센터는 긴장된 분위기에 싸여있다.
◇경과=인공위성연구센터가 제작한 과학기술위성 1호는 27일 러시아의 코스모스 발사체(COSMOS-3M)에 실려 당초 목표였던 지구 상공 690km에 진입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인공위성연구센터는 발사된 지 만 6시간55분 후인 이날 오후 10시6분부터 첫 교신에 들어간 이후 하루 4회 꼴로 지상국과 교신을 시도했으나 결국 아무런 위성 신호를 받지 못했다. 과학위성 1호는 지구 상공을 100분 간격으로 하루 14바퀴를 돌게 되지만 인공위성연구센터가 교신할 수 있는 대역으로 진입하는 것은 하루 네번 꼴이다.
◇파장과 대책=만일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의 일환으로 개발된 국내 최초의 천문, 우주과학용 위성을 쏘아올린 이번 프로젝트가 실패한다면 2005년 과학위성 2호 발사에 영향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수십억원을 들여 개발한 은하의 고온 가스에서 방출되는 원자외선 영역의 빛을 분석할 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원자외선 분광기를 실험할 무대를 잃어버리게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감도 있다. 위성 발사시 가입한 보험은 우주 상공에서는 적용되지 않아 보상받기 힘들다는 게 연구진의 견해다.
이에따라 인공위성연구센터와 과학기술부·천문연구원·항공우주연구원은 29일 오후 5시 긴급확대검토회의를 열고 교신 불능 장기화·분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인공위성연구센터 관계자는 “당장 실패했다고 하기는 어려우며 분실신고를 검토하긴 했지만 아직은 이른 것 같다”며 “1주일간 여유를 갖고 교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신불능 원인과 대응=초속 7km로 비행하는 위성 내부에 플라스마의 방전이 발생, 일시적으로 송신이 안될 수 있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므로 교신 불능의 주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러시아 발사체를 섭외했던 독일의 OHB사로부터 로켓발사 3시간 내에 위성의 위치에 관한 정보를 받기로 한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점도 지적된다.
이날 임소장은 “미 항공우주 방위국 노라드(NORAD)로부터 7개의 최신 위성궤도정보를 받아 일단 과학기술위성 1호가 지구궤도상에서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위치만 찾는다면 추후 정상적 교신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센터측은 “과학기술위성 1호는 태양열 전지판이 위성체 3개면에 붙어있어 장기간 기본 전력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위성궤도의 오프닝 슬롯에서 위성 위치를 추적해야 하는데 데이터가 부정확하다”며 “2·3차 백업 주파수와 모듈 등을 동원, 다양한 경로로 교신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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