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표ㆍ국내외기업 실적 `변수`
10월 국내 증시는 원화 강세와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조정 장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향후 증시 방향성은 미국 주요 경제 지표의 회복 정도와 국내외 기업들의 3분기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10월에도 지난 6개월간 이어진 상승 기조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지수가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약세 국면이 단순한 기술적인 조정이 아니라 계절적인 변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상승 기조 여전히 유효한가=지난 6개월간 지속된 상승 기조가 여전히 유효한 지에 관해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대우증권 이영원 연구원은 “환율 및 유가 리스크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지만 경기 회복을 반영한 ‘계단식 주가 상승’이란 기본적인 시장 구도는 여전히 살아 있다”며 “최근의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10월 이후 이같은 구도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환율과 유가의 영향으로 경기 회복의 속도가 다소 늦춰지면서 조정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반해 LG투자증권 김중곤 연구원은 “추석 이후 매도 우위의 장세가 계속 되고 있다”며 “최근 6개월간 지속됐던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에 금이 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약세는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계절적인 변화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10월 이후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3분기 실적, 10월 증시 분수령=10월 국내 증시를 판가름하는 최대 변수는 역시 3분기 실적이다. 미국과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는 중순부터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전세계 경기의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지난 6개월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같은 상승 기조가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구체적으로 검증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의 디커플링(차별화) 여부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한화증권 홍춘욱 연구원은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고점 대비 10.1% 하락함에 따라 단기 낙폭이 과대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상승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측면에서 추가 조정이 예상되지만 미 증시가 3분기 어닝 시즌을 기점으로 재상승세를 나타낼 경우, 국내 증시도 동반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역시 “3분기 기업 실적 모멘텀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3분기 실적 확인후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원화 강세로 그동안 주목받던 수출 산업의 기여도가 크게 축소되는 대신 내수 부문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민감주보다는 경기 방어주나 고배당주 투자가 유리=세종증권 서형석 연구원은 “10월에는 원화 강세와 유가 급등 등 주요 변수의 영향으로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그동안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경기 민감주나 IT수출주보다는 고배당주·원화 강세 수혜주·중소형 실적주를 중심으로 보수적 투자 원칙을 견지하는게 바람직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화증권 홍춘욱연구원은 만일 3분기 미국 기업의 기업실적 발표가 긍정적일 경우, 그동안 낙폭이 과대했던 IT 종목들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도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