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0나노 4기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개발 의미

`무어의 법칙` 또다시 깨졌다

 ‘38년된 무어의 법칙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이 29일 다시 한번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하는 연구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70나노 4기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지난 1965년 발표돼 반도체 업계의 정설이 된 ‘무어의 법칙’을 또다시 정면으로 뒤엎었다.

 PC 관련 반도체 위주로 1.5년에 두배씩 집적도가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 황창규 사장은 그 기간을 1년으로 단축시키겠다고 주장해왔다. ‘메모리 신성장론’이 그것이다.

 ◇다시 쓰여질 무어의 법칙=삼성전자는 99년 256메가 낸드 플래시 개발을 기점으로 4년 연속 ‘메모리 신성장론’을 입증했다. 99년 256메가 제품개발 이후 삼성전자는 이듬해 512메가를 개발했으며 2001년엔 1기가, 2002년 2기가에 이어 이번에는 세계 최대용량인 4기가 제품 개발에 성공, 신이론의 신뢰성을 더했다. 여기에 70나노 공정기술을 적용, 삼성전자는 나노 반도체 시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황창규 사장은 “70나노 4기가 플래시메모리 개발은 가히 혁명적인 진전으로 평가된다며 나노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지난해초 자신이 제기한 메모리반도체 ‘신성장론’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내년에도 ‘신성장론’에 부합되는 제품이 반드시 발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기가 대용량 플래시 발표는 소용량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및 디지털 캠코더의 테이프를 대체하는 촉매제로 평가됨에 따라 시장창출에 따른 삼성 독주체제는 확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005년 넘버원 MCP 기업=4기가 낸드 플래시와 함께 신개념 퓨전메모리를 발표한 삼성전자는 퓨전메모리의 2단계에 해당되는 ‘메모리+로직’ 통합시대의 본격 개막을 예고했다.

 이번에 발표된 신개념 퓨전메모리는 낸드 플래시와 S램 등 기존 메모리와 로직을 통합한 것으로 고집적도 구현이 용이하며 비트당 가격이 저렴하다. 또 데이터 읽기 속도가 빠른 노어 플래시의 장점과 노어 플래시 대비 쓰기속도가 20배 이상 빠른 낸드 플래시의 장점만을 융합한 것으로 휴대형 정보기기에 사용돼온 노어 플래시 수요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공정 적용 로직회로를 낸드 플래시와 함께 최초로 원칩화함으로써 차세대 시스템솔루션 시장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2001년 2칩 MCP, 2002년 3칩 MCP에 이어 올해 4칩 MCP 양산성공 기술을 바탕으로 2005년까지 세계 시장의 25%를 장악, 세계 제1의 MCP 회사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2위 그룹과 격차 확대 주력=올 3분기부터 300mm 12라인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는 나노기술 확산을 통한 생산효율 극대화, 고부가가치가 보장되는 대용량 고속 D램과 플래시에 주력하는 병행 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0mm에 이어 300mm 웨이퍼를 활용한 메모리 생산에 있어서도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한편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더욱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황 사장은 “대부분의 메모리 경쟁사가 9∼11분기 연속 적자를 실현하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차별화 강화, 신시장 창출 등의 전략 구현으로 시황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이익구조를 이미 갖춰놓았다”고 강조했다.

 이의 일환으로 D램과 비 D램의 생산비율을 지난해 70대 30에서 올해는 65대 35로 전환했으며 300mm 경쟁력 확대, 나노공정 본격화 등을 통해 2위권 업체들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겠다는 계획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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