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유가… 엎친데 덮친 증시

증시체력 약화 당분간 조정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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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이 주초 환율충격에 이은 ‘오일 쇼크’로 다시 급락했다.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 주식시장에도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감이 크게 작용했다.

 24일(현지시각)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예고없이 감산에 전격 합의하면서 미국 증시가 급락한데다 25일 국내 주식시장도 개장초부터 힘없이 추락했다. 나스닥은 3.05%, 다우지수는 1.57% 각각 하락했다. 국내 거래소시장은 장중 700선이 무너지는 등 11.18포인트(1.54%) 내린 713.52로 마감됐고 코스닥은 1.02포인트(2.18%) 하락한 45.69를 기록했다. 유가는 이날 정규 거래에서 4% 이상 급등, 이같은 불안감을 반영했다.

 동양증권 이동수 이코노미스트는 “OPEC의 예상을 벗어난 감산 결정은 향후 이라크 원유 수출이 정상화되면 내년에 나타날 수 있는 원유 공급 과잉과 유가 폭락 가능성에 미리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며 “유가 불안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도 높지만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는 태풍 매미, 환율 급락, 오일 쇼크로 이어지는 대형 악재들이 터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돌발 악재가 터지는 것 자체도 걸림돌이지만 이에 대응해야할 증시 체력이 많이 약화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10% 강도의 악재가 나오면 주가는 2∼3배로 빠지는 등 투자심리와 증시 분위기가 너무 불안하다”며 “전반적으로 고점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데 환율, 유가가 좋지 않게 변하면서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투자심리가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주식시장의 방향은 환율·유가 등의 변수가 경기회복 기대를 얼마나 훼손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 뉴스효과와 일시적 충격으로 끝난다면 증시의 중장기 상승 트렌드는 유지되겠지만 중장기 악재로 영향을 미친다면 경기회복의 속도 조절과 증시 정체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향후 환율, 유가의 방향성에 따라 주식시장의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며 “이날 주가 하락분까지 고점 대비 60포인트 이상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단기 충격은 어느정도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중장기 관점에서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수익 추정 결과, 향후 상당기간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며 “달러 약세 및 국제 유가 불안 등 많은 위험요인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실적 개선 추세를 거스를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