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 기자의 증시 레이더]G7의 정치적 의미

 지난 22일 G7 재무장관 회담으로 촉발된 금융 시장 불안이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주식 시장은 전날보다 5.86% 상승한 724.70에 장을 마쳤고 원·달러 환율도 급락세에 제동이 걸렸다.

 일단 금융 시장이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것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국내 경제에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G7 재무장관 회담에서 제시된 ‘유연한 환율 정책’이 단발성 선언이 아니라 향후 아시아 지역 국가에 지속적인 압력 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심히 걱정스럽다.

 이같은 맥락에서 동양투자증권 이동수 이코노미스트 등은 24일 발표한 ‘G7회담 구조적 변화의 시작인가? 정치적인 고려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G7 회담의 성격과 관련해 경제적인 관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정치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즉 이번 회담에서 도출된 결과를 통해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3가지 시나리오란 △미국의 경상 수지 적자 해소를 위한 구조적인 변화의 가능성 △부시 행정부가 추진중인 이라크 파병을 포함한 새로운 UN 결의안이 통과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유럽 지역에 대한 정치·경제적 배려의 가능성 △이라크 지원 및 파병을 요청해 놓고 있으나 국내외 여론에 대한 부담으로 난처한 위치에 있는 일본과 한국에 대한 압력 가능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이들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두번째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언급하고 있다. 즉 UN 결의에 앞서 이라크 파병에 대한 유럽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아시아 지역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유로화의 경쟁력 제고를 유도한다는 것인데 이는 유럽 국가의 이해와 일맥 상통한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세가지 가설이 모두 유일한 수퍼 파워인 미국의 이해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삼 미국의 위력을 절감하는 대목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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