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망용 PCㆍSW사업 등 대기업 독식 이유 뭔가"

 국회는 24일 조달청과 기상청, 한전 등에 대해 국정감사를 벌였다. 불안정한 조달시스템과 부적절한 조달과 재난관리, 전력수급 체계, 직원들의 구조적 비리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재경위=조달청 국감에서 의원들은 G2B 시스템의 안정성을 비롯해 대기업이 독식하는 행망용 PC, 소프트웨어 사업의 계약 체결 운용 기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정동영 의원(통합신당)은 “조달업무 전자화엔 시스템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3주간 조달청의 홈페이지 서버가 114회 다운되는 등 시스템의 안정성에 구멍이 뚫렸다”고 지적했다.

 정의원은 또 “지난해 12월 감사원 감사에서 10억원 규모의 소프트웨어를 저장품으로 부적절하게 선정한 조달청에 대해 징계 의견을 냈으나 올해 7월 행자부가 불문에 부치면서 사실상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부 의원(한나라당)은 “중소기업 제품을 10% 이상 의무적으로 구매토록 한 조달청의 중소기업 제품 우선 구매 정책은 허울 좋은 구호일 뿐”이라며 “2002년까지 3년간 전체 행망용 PC 구매 비율 가운데 5대 대기업의 납품 비율이 95%에서 98%에 달했다”며 조달청의 개선책을 요구했다.

 김효석 의원(민주당)은 “동일한 정보화 사업임에도 일반 예산사업으로 추진하면 조달청 기준을 적용하고 정보화지원사업이면 정통부 기준을 적용하는 엇갈린 기준으로 낙찰자가 바뀌고 계약 금액이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과기정위=기상청 국정감사에선 태풍 ‘매미’ 피해를 계기로 기상청의 자연재해·재난시스템이 도마위에 올랐다.

 권영세 의원(한나라당)은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미국을 강타한 태풍 ‘매미’와 허리케인 ‘이사벨’의 피해상황을 비교하며 “미국의 피해가 훨씬 적었던 것은 우리 재난관리시스템의 허점과 대통령·경제부총리 등이 자연재난사태에 직분을 망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허운나 의원(민주당)은 “지난해 기상청 집행 결산 내용을 보면 기상예측장비 현대화부문에 91억여원이 지출됐지만 슈퍼컴 운영 등 기상정보화엔 2배가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며 노후 기상예측장비를 교체를 요구했다.

 강재섭 의원(한나라당)은 “태풍 피해는 갈수록 커짐에도 한시적인 ‘태풍예보지원반’말고는 태풍 전담 조직이나 태풍감시센터 같은 게 전혀 없다”며 “태풍 관련 연구소를 특화하고 연구비도 지금(전체 기상연구비의 4%)보다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자위=한전 국정감사에선 전력민영화 실효성 문제와 전력예비율의 방만함, 직원들의 구조적 비리 등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배기운 의원(민주당)은 “3상 3선식과 3상 4선식의 계량방식간 계량값 차이에 의해 전기료가 과다계상됐는데 한전이 이를 인정하면서도 현행규정을 내세워 전기위원회 재정신청을 거치도록 하는 등 불성실한 자세를 취했다”고 말했다.

 김성조 의원(한나라당)은 “감사원이 적발한 한전과 자회사의 비리 발생건수는 2000년 15건, 2001년 18건, 지난해 35건, 올 상반기 23건 등 증가하고 징계 등 인사조치를 받은 직원은 2000년 53명에서 작년 136명, 올 상반기까지 104명으로 늘었다”면서 “윤리경영을 선포하고도 이처럼 비리가 증가하는 것은 고착화한 비리구조와 봐주기식 사후조치 때문”이며 상벌 규정 강화, 청렴계약제의 조속도입, 감사인력 재정비, 상시감사체제 확립 등을 촉구했다.

 <이중배 기자 jblee@etnews.co.kr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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