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실리콘기술과 BT 결합
세계 메이저 반도체업체들이 최첨단 실리콘기술(ST)에 바이오테크놀러지(BT)를 접목한 바이오일렉트로닉스 분야를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정하고 연구개발과 상용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럽 최대의 반도체업체 ST마이크로는 2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카타니아에서 차세대 연구·개발(R&D) 전략 발표회를 갖고 지난 40여년간 축적한 실리콘기술을 활용해 바이오센서·DNA칩·랩온어칩·유체공학칩 등 생체유전자 분석 및 진단, 치료가 가능한 바이오일렉트로닉스 분야로 영역을 본격 확대한다고 밝혔다.
ST는 포스트 실리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광전자공학 및 포토닉스, 나노유기체 기술을 다년간 개발해왔으며 최근 이를 기존 실리콘에 접목해 DNA칩과 발광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살파토르 코파 ST 차세대 반도체 연구소장은 “DNA칩과 발광반도체는 실리콘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개념 기술들을 접목하면서도 기존 반도체 공정을 사용할 수 있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면서 “현재 시제품 단계인 이들 제품을 2년내 대량생산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의 반도체업체 인텔도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과학 분야에 진출한다는 목표아래 실리콘밸리 및 방갈로의 원천기술 R&D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중이다.
크레이그 배럿 인텔 CEO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5년내 인텔이 새롭게 주력할 분야는 집적회로 기술을 접목한 헬스 사이언스가 될 것”라면서 “단백질·바이러스 등을 분석하고 약물이 인체내에서 질병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팻 겔싱어 인텔 CTO도 이달 중순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메디컬 사이언스는 인텔의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며 응용기술 개발이 무궁무진하다”면서 “이미 개발한 DNA칩 등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기술을 개발해 시장상황을 보고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IBM은 MEMS 기술을 응용해 반도체업체들로서는 처음 DNA칩을 상용화했으며 삼성전자도 혈액분석이 가능한 바이오칩 등을 개발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애널리스트들은 “실리콘 소재의 혁신과 여타 기술과의 통합도 중요하지만 향후 바이오일렉트로닉스 분야 확산을 위해서는 원가경쟁력 확보가 또다른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타니아(이탈리아)=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