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의 주윤발이 오랜 침묵을 깨고 영화 ‘방탄승’으로 팬들에게 돌아왔다.
‘와호장룡’이후 3년 만이다. 그것도 ‘영웅본색’으로 호흡을 맞췄던 오우삼 감독과 함께다. 두사람은 80년대 말 홍콩 느와르를 주도한 인물들이다. 당시는 주연배우와 감독의 관계였으나 이제는 배우와 제작자로 입장이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우수에 찬 눈과 불을 뿜는 쌍권총, 버버리 코트, 입에 문 성냥개비 등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던 그다.
그가 이번엔 오랜 파트너 오우삼 감독의 러브콜에 흔쾌히 응하며 새로운 인물로 변신,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그가 맡은 역할은 악의 세력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고독한 승려이자 초인적인 능력으로 총알도 피해 가는 ‘방탄승(Bulletproof Monk)’.
‘방탄승’은 세계평화를 지키려는 티벳 승려의 이야기를 담은 팬터지 풍의 액션영화다. 영화 속 주윤발은 우리들 머릿속에 남아있는 버버리 코트와 쌍권총의 강인한 사나이 모습이기보다는 무술을 연마한 도인에 가깝다. 이 작품에서 그는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에서 보여준 현란한 액션이 아니라 ‘와호장룡’에서처럼 환상적이며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신비한 무술을 선보인다.
영화는 티벳의 고승들에 의해 수백년 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의 두루마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두루마리에는 누구나 읽기만 하면 엄청난 파워와 영생을 누릴 수 있는 절대권력의 비기가 담겨있다. 1943년 두루마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버린 무명승(주윤발 분)은 60년 안에 반드시 다음 후계자를 찾아 두루마리를 전해줘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이 영화에서 주윤발은 30대의 청년에서 순식간에 90세의 노인으로 변신하는 장면을 연기한다. 주윤발의 연기생활 20년 동안 한번도 선보인 적없는 노인의 모습은 이 영화가 선사하는 색다른 볼거리중 하나다. 이 장면에서는 특수 분장술이 얼마나 놀랍게 발전했는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방탄승’에서 절대적인 힘을 노리는 악당들은 두루마리를 지키는 주윤발을 찾아 그를 제거하려 한다. 티베트의 산 속에서 주윤발을 찾아낸 악당들은 그에게 총을 발사하고 가슴에 총을 맞은 주윤발은 두마리와 함께 수천길 낭떨어지로 떨어지고 만다.
그 후 60년이 지난 어느 날 주윤발은 뉴욕에 다시 나타난다. 악의 무리를 피해 후계자를 찾아나선 그는 우연히 지하철에서 소매치기인 ‘카’(숀 윌리엄 스콧)가 위험에 처한 어린이를 구하는 것을 보고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직감, 그의 주변을 맴돈다.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데다가 고집불통인 ‘카’를 후계자로 키우기 위해 혹독한 훈련에 들어간다.
그러나 두루마리를 통해 절대적인 힘을 얻기 위해 60년 동안 무명승을 추적해오던 냉혹하고 잔인한 악의 무리가 두 사람의 숨통을 조여온다.
이 영화의 감독은 제니퍼 로페즈, 머라이어캐리, 윌스미스, 에미넴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CF와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 폴 헌터가 맡았다. 헌터 감독은 오우삼 스타일의 현란한 액션 대신 주윤발의 무술에 더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이야기의 전개가 강력한 액션보다는 주윤발의 연기력 자체에 더 무게가 실린 느낌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7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8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보조배터리 내부 절연파괴 원인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상법 개정안, 野 주도로 본회의 통과…與 “거부권 행사 건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