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두루넷쇼핑 사장(55)은 늘상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고령’ 경영자 중 한 명이다.
“삼보컴퓨터와 두루넷 시절 같이 일했던 대부분의 동료나 선후배가 이미 산업계를 떠난지 오래입니다. 특히 전자상거래·인터넷 분야는 평균 연령대가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입니다. 세미나나 모임에 가서도 주눅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지요.”
하지만 그가 말하는 제2인생의 속내는 딴 데 있다. 환갑을 앞둔 나이의 ‘노익장’을 과시하기 위한 엄살이 아니다. 취업난과 맞물려 상종가를 치고 있는 두루넷쇼핑의 사업 모델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두루넷쇼핑은 일종의 인터넷 소호몰입니다. 큰 돈 들이지 않고도 나홀로 비즈니스가 가능합니다. 사상 초유의 취업난과 맞물려 소호 창업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덩달아 두루넷쇼핑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클릭 수는 물론 회원 수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실제 두루넷쇼핑은 자체 사이트 뿐 아니라 다음·야후에 이어 네이트 등 주요 포털업체의 소호몰을 대행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덕택에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사장의 자신감은 그의 유별난 경력도 한 몫했다. 그는 ‘이미’ 잘 나가는 회사보다는 이제 막 론칭하는 회사만 고집했다. 17년 미국 생활 동안에 실리콘밸리의 여러 회사에서 그랬고, 87년 귀국후 재직했던 삼보컴퓨터 시절에도 신규 사업에는 어김없이 얼굴을 내밀었다. 나래이동통신·두루넷에 이어 지금의 두루넷쇼핑까지 그는 항상 ‘스타트 업’ 기업에만 몸 담았다. 나래이동통신이나 두루넷 모두 잊혀져가는 기업의 하나지만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 상당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스스로 ‘디지털 상인의 전도사’로 자부하는 김도진 사장은 “두루넷쇼핑을 한 때 반짝하는 기업이 아닌 전자상거래 분야의 이정표가 될 만한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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