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기원은 미국의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의 아르파넷 프로젝트에 바탕을 두고 있다. 1980년대까지는 인터넷의 주된 사용자가 연구 기관, 교육 기관들이었기 때문에 논문, 실험 결과, 실험에 필요한 데이터 등 대부분 학술적이거나 교육적인 성격의 데이터들이 인터넷을 통해 전송됐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사용자의 수도 급격하게 늘고 사용자의 성격도 다양해지면서 인터넷을 통해 전송되는 데이터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93년에 나타난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의 등장으로 인터넷 혁명이 시작됐다. 복잡한 명령어를 입력시키지 않고도, 자신이 찾는 정보가 어디에 들어 있는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마우스만으로 간단하게 원하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전 세계 컴퓨터의 80% 이상에 채택되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에서 작동해 인터넷을 개인에게 보급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인터넷이 극히 짧은 시간 안에 우리 사회의 일상에서부터 전문적인 분야에 이르기까지 모든 범위에서 하나의 중요한 기간망이 됐다는 것은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인터넷이 급속히 일상화되면서 인터넷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형태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다. 그리고 그 와중에 초창기의 ‘사이버 스페이스’나 ‘하이퍼 텍스트’에 대한 과도한 개념적 환상과 ‘닷컴 거품’으로 대표되는 경제적·실용적 환상을 벗어나서 인터넷 사용의 기본적인 전제조건(물질적·경제적 기본을 포함한)들과 현실적인 원칙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의 놀라운 대중적 보급력과 그 복잡다양한 사회 문화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작동원리, 그리고 작동원리 근저에 있는 각종 조정기능들과 함의에 대한 이해는 일반인에게 있어서는 거의 공론화되지 않았으며 교육되지도 않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미디어에 있어서 기술적인 진보와 상업적 이해관계, 정치·사회적 함의가 다른 어떠한 기존의 미디어보다도 더 밀접하게 상호 연관돼 발전해 나아가고 있다는 측면을 생각할 때 중요성이 너무나 과소 평가되고 있다.
즉 빠르고 근본적인 진화에 비추어 볼 때 인터넷에 규칙을 부여하고 변경하는 것은 다른 어떤 미디어에서의 관리 기능보다도 더욱 그 미디어의 활용 특성과 발전방향, 그리고 그것에 관련된 정치·경제·사회적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소수 전문 기술자들 이외에는 거의 작동 원리와 결정들의 함의가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국가최상위 도메인(ccTLD) 관련 정책결정이 사이버 스페이스 상에서 한 민족국가 전체의 정체성 문제로 연결될 수도 있으며 정보 송수신 방식 정책결정이 사생활 보호라는 측면에 치명적인 손실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결정은 단순한 기술적인 결정사항일 수 없으며 그것이 가지고 올 정치·사회·경제적인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러한 결정들은 결정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대다수 일반인의 관심사에서 자연스럽게 차단돼 있었으며 인터넷에서의 근본적인 결정사항들은 ‘보이지 않는 통제·관리’로서 작용해왔다.
최근 정보화 및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사이버 스페이스 상의 거버넌스 문제가 인터넷 주소 자원을 중심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밑바탕으로 한다.
◆ 송관호 한국인터넷정보센터 원장 khsong@n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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