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서버를 통합하라"

한국MS `공조 릴레이`

 9월 24일 한국HP-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 공동세미나. 9월 18일, 10월 7일 한국유니시스-한국MS 공동 세미나. 11월 12일 삼성전자-NEC코리아-한국MS 공동세미나. 여기가 끝이 아니다. 이달 중 한국델컴퓨터와 한국MS가 공동 세미나 개최를 합의하고 날을 고르고 있으며 LGIBM 및 인텔코리아 채널들과 한국MS의 공동세미나 역시 하반기에 계속 이어진다.

 그야말로 ‘공동세미나 랠리’다. 이 모든 세미나는 ‘범용칩 기반의 64비트 컴퓨팅 확대’라는 키워드가 공통분모로 자리잡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한국MS가 있다. 상반기 윈도서버2003이라는 64비트용 운용체계(OS)와 DB(SQL)를 발표한 한국MS측이 말하는 “사활을 건 영업을 통해 시장 초기를 잘 다질 것”이라는 주장이 하나씩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절대 우군없는’ 한국MS의 고민=한국MS의 전술은 ‘연합전선론’이다. 조금의 이해관계라도 맞아 떨어진다면 우선은 공동행보를 한다는 것. 그러나 한국MS는 진정한 우군이 없다는 점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MS가 초기 공략하고자 하는 시장은 ‘서버통합’. 즉 ‘서버팜’을 구성하고 있는 다량의 IA서버를 아이테니엄 서버·윈도서버2003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IA서버 공급업체에서는 시장이 일정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MS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서버통합이 아닌 64비트용 SQL DB 솔루션을 매개로 기업 핵심영역으로 진입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기존 유닉스 서버 사업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이 두 가지 상황이 동전의 양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 시장 영향력이 커서 누구보다 앞장서 나서야 하는 한국HP나 한국IBM과 같은 대형 벤더를 바라보는 한국MS의 시선은 아쉽기만 하다.

 한국MS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관련 프로젝트 정보가 벤더 유닉스 사업부 영업 담당자들에게 노출되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한다. 특히 한국HP에 대해서는 “구 컴팩코리아 시절과 비교하겠냐”는 푸념도 쏟아낸다. 한국HP IA사업부와는 ‘닷넷프로젝트’니 하며 어느 파트너보다 협력이 두터운데 유닉스 사업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별도 법인으로 인텔서버 사업을 벌이는 LGIBM과 관계도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유닉스뿐만 아니라 DB 시장에서 한국MS를 견제하는 모기업인 한국IBM이 있는데 전면적인 관계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텔코리아 역시 채널들을 앞세워 시장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인텔코리아가 벤더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점에서 조심스럽다.

 이러다보니 한국델컴퓨터는 “정답은 우리”라며 한국MS의 최고 우군을 자처하고 나섰다. 영업적으로나 최근 서버 사업을 강화해야하는 한국델 입장에서는 전면적으로 한국MS와 협력할 수 있는 이 보다 좋은 조건이 어디있냐는 것이다. 최근 들어 본사 차원에서도 양사는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 지사간에도 더욱더 견고한 관계가 형성될 것이란 분석이다.

  ◇ 한국썬·한국오라클과는 죽어도 안돼=한국MS의 ‘연합전선’이 절대 불가능한 진영도 있다. 한국MS측은 “아마도 단 두곳을 제외한 모든 벤더와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 기업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과 한국오라클. 과거부터 ‘윈텔’ 진영과 적대적 관계를 형성해온 한국썬이야 그렇다 해도 윈도서버 기반에서 오라클 DB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는 사이트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오라클은 좀 의외다.

 그러나 한국오라클이 호시탐탐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진영으로 진출을 노리는 한국MS를 어느 사업자보다 견제한다는 점을 한국MS는 잘 알고 있다. 한국오라클의 리눅스 강화 전략이 리눅스 그 자체보다는 한국MS의 견제 목표가 1차 이유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결과는 연말께 나온다 = 한국MS가 본격적인 영업에 앞서 6개월에 걸쳐 시행한 내부 조사에 따르면 중량있는 국내 기업 178개 사가 64비트 범용칩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고, 단기적으로 도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조사를 토대로 한국MS는 물밑 영업을 밀도 높게 전개하고 있다. 한국MS는 본사 차원의 파트너 관계를 바탕으로 한 영업 전략은 수립됐고, 이제는 지사 차원의 국내 ISV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핵심 ISV들을 싱가포르에 파견, 기술 교육을 실행했다.

 한국MS 김동환 차장은 “국내 10대 기업 중 3개사가 ERP통합, 재무시스템 마이그레이션 등으로 윈도서버2003 기반의 아이테니엄 플랫폼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며 “윈도서버2003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가동하는 64비트 플랫폼에서 가동되는 주요 준거 사이트를 최소한 8개는 선보일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