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 직접사용채널 규정에 대해 방송사 반발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의 채널 운용기준과 관련한 방송위원회의 방송법 개정내용에 대해 KBS와 MBC 등 지상파방송사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문제가 된 조항은 방송위가 마련한 방송법 개정안 제 83조 직접사용채널의 운용기준 등에 관한 것으로 ‘지상파다채널방송사업자(지상파DMB)·종합유선방사업자 및 위성방송사업자는 그가 직접 사용하는 방송채널을 보도 또는 종합편성에 관한 전문편성을 하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방송채널로 운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별도 법인의 컨소시엄 형태가 아닌 직접 사업진출을 추진중인 KBS와 MBC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KBS와 MBC가 자체적으로 지상파DMB 사업권을 획득, 채널을 운용할 경우 기존 자사의 TV나 라디오 방송을 지상파DMB를 통해 재송신이 불가능하다.

　직접사용채널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프로그램중 음악이나 시사 등 특정 장르의 프로그램만을 선별해 편성하거나 지상파DMB만을 위한 별도의 전문 채널을 새로 제작해야만 방송이 가능하다. 또한 보도나 종합채널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타 방송사와 별도로 채널 계약을 맺어 방송을 송출해야만 한다.

　방송위는 이 조항에 대해 신규서비스로 도입되는 지상파DMB의 경우 기존 지상파방송사의 지배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상파방송사 자체의 사업권 획득을 지양하고 타 사업자와의 컨소시엄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또 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사업참여 기회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방송위가 향후 이 조항과 관련한 시행령을 마련할 때 지상파DMB사업자에 출자한 특수관계자의 방송채널 역시 직접사용채널로 규정한다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지상파DMB사업을 준비중인 SBS와 YTN도 자사의 기존 방송채널이 종합편성 채널과 보도채널에 해당돼 그대로 재송신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특히 YTN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YTN은 보도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지상파DMB를 위한 자사의 보도 채널을 방송할 수 없으며, 타사와 별도의 채널계약을 통해 보도채널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 향후 시행령이 이같이 규정된다면, YTN이 지상파DMB 사업에 진출할 의미조차 사라지게 된다.

　이에 대해 MBC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지상파TV·라디오 콘텐츠의 배제는 수용자 입장에서 볼 때 지상파DMB에 대한 이용욕구를 현저히 감소시키며, 사업자 입장에서도 중요한 시청자 흡인요인을 상실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한 지상파DMB의 경쟁력 강화와 이를 통한 수용자의 복지증진을 위해 지상파TV·라디오의 재송신이 가능하도록 법안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BS도 지상파DMB의 수익성이 보장돼 있지 않은 초기 시장에서 직접사용채널에 대한 재송신을 규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정초영 KBS DMB 추진단장은 “지상파DMB는 동영상 1개에 오디오 3∼4개 채널에 불과한데, 방송법 개정안은 지상파DMB의 직접사용채널을 규제함으로써 채널 운용 폭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