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사 경합 뚫고 `최종 협상자` 선정돼
유니버설영화사 등을 소유한 프랑스 재벌 기업 비방디유니버설의 엔터테인먼트 사업부 ‘VUE’가 결국 미국 NBC 방송에 넘어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합병이 NBC의 모기업 제네럴일렉트릭(GE)의 미디어 사업 강화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비방디는 6개 업체가 수개월간 경합해 온 VUE 매각을 위한 최종 협상자로 NBC를 지정하고 곧 단독 협상에 들어간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2일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타결된 것은 아니지만 십중팔구는 NBC가 VUE를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NBC의 모회사인 GE는 NBC와 VUE를 합병해 새 회사(가칭 NBC유니버설)를 만들고 이에 대한 통제권을 갖되 비방디가 새 회사의 지분 20%를 계속 보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비방디는 수년에 걸쳐 이 지분을 매각, 현금화할 수 있다.
관련자들은 NBC가 유니버설 영화사와 케이블TV 채널·방송 프로덕션, 놀이공원 등으로 구성된 VUE의 가치를 140억달러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VUE 인수전에 참여한 다른 업체들에 비해 높은 액수이다.
GE의 안은 비방디가 VUE 지분을 계속 보유하도록 해 비방디가 원하는 조건인 ‘VUE 정리와 현금 제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VUE의 전체 가치를 높게 산정한 것이 좋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NBC와 함께 최종 후보로 거론됐던 브론프먼 컨소시엄은 현금 제시액은 NBC보다 높았지만 VUE에 대한 전체 평가액은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 관계자들은 “앞으로 협상이 결렬된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디어 사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GE가 비방디 인수에 나선 것은 그동안 NBC를 운영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DVD 수요 폭발로 인한 영화 사업의 수익성 증가, 인기 TV시리즈 및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채널 확보 필요성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비방디는 구조조정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근 수개월간 VUE의 매각을 추진했으며 리버티미디어, MGM, 석유재벌 마빈 데이비스 등 6개 업체 및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