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전화줄보타 더 꼬인 美 `전화접속료`

美검찰 조사 착수…`해묵은 논란`재연

 다른 전화회사 전화망에 전화를 접속할 때 항상 불리한 쪽은 장거리 전화다. 미국 전화망 접속료 규정에 따르면 장거리 전화회사는 지역 전화망을 소유한 지역 전화사들에 시내전화망 접속료를 지불하게 돼 있다. 이 접속료 규정은 지난 80년대 AT&T의 전국 독점이 해체된 후 더욱 복잡해졌다.

 최근 MCI(구 월드컴)과 지역 전화사(베이비벨)들의 접속료 회피 논쟁에서 보듯 접속료 체계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주로 소규모 농촌 지역에 시내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1200여 독립 지역 전화사들의 대표단체인 전미교환통신사업자협회(NECA)의 로버트 앤더슨 회장은 “접속료가 정상적으로 부과된다면 무선이든 주 내외부 전화이든 MCI가 무리한 행동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방 검찰은 현재 MCI가 비싼 접속료 부과를 회피하기 위해 장거리 전화를 지역 전화로 위장하거나 지역 전화망을 우회한다는 AT&T, 버라이존, SBC의 불만을 조사 중이다. MCI는 경쟁사들 특히 AT&T의 불만에 대해 법정 관리를 졸업하려는 MCI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비윤리적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MCI는 지난해 110억 달러의 분식회계로 파산했으며 최근 파산 탈피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AT&T의 로버트 퀸 부사장은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정책 목표가 전화망 접속료 제도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접속료 불균형 문제는 FCC와 주 당국이 시내전화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와 경쟁을 통한 휴대폰·인터넷 발전 정책을 추진한 결과다. 정부는 인구밀도가 적고 가난한 지역에도 보편적 전화 접속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추진해 왔다.

 AT&T는 ‘벨시스템’을 분할하기 전엔 AT&T 전화망을 이들 지역까지 연장하는 대신 전화 산업을 독점했다. 벨이 분할되기 전 생겨난 독립 전화사들은 AT&T의 장거리 전화를 자사 전화망에 연결해 장거리 전화를 완결해준 대가를 받았다. 이 대가는 벽지에 대한 시내전화 서비스 보조금의 명목으로 실제 접속 비용보다 높게 책정됐다.

 전화 산업의 경쟁 도입을 위해 벨시스템은 각 지역 전화사들과 장거리 통신망 체제로 분할됐지만 독립 전화사들에 대한 보조비는 존속했다. FCC는 장거리, 무선, 인터넷 시장에선 경쟁을 촉진했으나 장거리 전화와 시내전화망의 연결 시장에선 계획경제를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소규모 지역 전화사들이 내년 운영비를 예상하면 FCC와 주 정부는 이를 기준으로 일정 이윤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접속료를 결정한다. 각 지역 벨들은 독립 전화사들보다 수익성이 좋다는 이유로 장거리전화 접속료를 소규모 전화회사들의 25%만 받고 있다.

 또 장거리 전화회사들의 매출은 휴대폰 및 인터넷 기반 통신의 증가로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장거리 전화사들은 지역 전화망 접속료 절감을 위해 지역 전화사를 우회하려 하고 있다. 이는 장거리 전화사들이 케이블TV망이나 무선 등을 통해 시내전화망 접속을 피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장거리 전화를 시내 전화로 위장시켜 접속료를 회피하려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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