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 다이오드(LED) 제조업체 루미레드(Lumileds) 직원들은 자사 제품을 팔 수 있는 곳이라면 전세계 어느 곳이라도 달려간다.
문명을 거부하고 4륜 경마차를 몰고 다니는 보수 신교도 교파 아미시(Amish) 집단 취락촌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아미시 교도들은 백색 LED 제품을 수세대 동안 사용해 온 4륜 경마차의 헤드라이트로 사용하고 있다.
루미레드는 LED가 더 이상 디지털 시계의 숫자를 밝히는 제품이 아니라 자동차, 가정, 사무실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미래의 빛’이 될 것이라고 강변해왔다.
선라인솔라사 베일러 사장은 LED를 경마차 헤드라이트로 사용하면 낮은 소비전력으로 예전처럼 6시간마다 경마차 램프 배터리를 재충전하지 않아도 되며 전구를 갈아야할 필요도 없어질 것이라는 점에 착안, 경마차 LED 헤드라이트 사업을 추진했다.
그는 LED가 충전 없이도 100시간 동안 빛을 낼 수 있어 LED 헤드라이트를 4륜 마차 수명이 다할 때까지 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미시는 이를 채용한 뒤 신도들은 밤에 헤드라이트 배터리가 떨어진 마차를 타고 가야하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실리콘밸리의 기술 혁신이 아미시의 생활을 개선시킨 것이다.
이같은 사례는 기술이 일방적인 문명의 전달 뿐만 아니라 문화적 교류의 가능성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명이 아미시에 기술을 보내면 아미시는 반대 급부로 커뮤니티와 생활의 속도에 관해 생각할 시간을 준다.
베일러 사장은 9년 전 선라인을 설립했다. 이 회사의 마차용 헤드라이트 매출은 전체 매출의 5% 정도를 차지한다. LED 헤드라이트는 100달러를 조금 넘는 가격에 판매된다. 전통 할로겐 램프는 25∼35달러다.
‘마차가 문화적으로 꽤 심오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베일러 사장의 지론이다.
마차는 아미시 교도들이 일요일에 교회 등을 갈때 사용하는 교통수단이다. 일부 교도는 아미시 교도가 아닌 사람을 마차 기사로 고용하기도 한다. 아무튼 아미시 교도는 자동차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베일러 사장은 “만약 아미시 교도들이 자동차를 소유했다면 커뮤니케이션이 안됐을 것”이라며 “아미시 교도가 아닌 많은 이들이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데 이는 대체로 일반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운송수단 때문” 이라고 말했다.
문명의 이기 사용을 줄이고 가급적 단순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더욱 의존하며 이웃끼리 알고 지내야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마차가 실리콘밸리의 거리에 끼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마차 뒤에 숨은 의미는 곰곰이 생각할 가치가 있다. 그 의미를 생각해 보자. 백열 전구든 LED든 어쩌면 불이 꺼질지도 모른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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