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소매점 "설 땅 없다"

마진폭 크게 줄고 판매 급감 등 직격탄

 경기 침체와 보조금 금지 등으로 이동통신 시장이 위축되면서 휴대폰 소매점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1일 테크노마트·전자랜드 등 집단 전자상가에 따르면 주요 소매점은 매출 감소로 문을 닫는 사례가 크게 늘고 최근 오픈한 신규 상가도 판매점 유치가 힘들어 상권 형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판매점은 이동통신서비스 회사의 정식 대리점은 아니지만 도매업체에서 제품을 공급받아 휴대폰을 판매해 왔으며 90년대 후반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보조금 사용금지 법제화 이후 대형 대리점이 리베이트를 축소하면서 판매점의 마진폭도 크게 감소한데다 휴대폰 판매량도 급감했다.

 여기에 이동통신사의 영업 정책도 크게 변해 판매점의 경영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1000대 이상 판매한 대리점에게 기본 수수료 이외에 특별 지원금을 제공하는 정책을 폈으나 올해부터는 사실상 이를 폐지했다. 휴대폰 신규 가입자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판단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마케팅 비용을 축소한 것이다.

 테크노마트는 올 초부터 문을 닫는 판매점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매장 권리금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테크노마트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 영업정지, 보조금 금지 법제화, 보조금 부분 허용 연기 등 악재가 잇따라 겹치며 지난해보다 매출이 20∼30% 감소했다”며 “매장 위치가 좋지 않은 곳은 지난해 대비 50% 이상 매출이 감소해 매장 운영비 조차 확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올해 대규모 휴대폰 전문 매장을 오픈한 전자랜드와 테크노스카이시티도 오픈 후 상당 시간이 흘렀으나 아직도 빈 매장이 많아 상권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리점 수는 다른 상가에 비해 떨어지지 않으나 소매 유통의 중심을 맡아온 판매점의 입점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시장 침체와 사업자의 영업정책 변화로 대형 대리점도 자금 부담이 큰 도매보다는 직판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며 “도매시장이 위축되면서 판매 마진만으로 영업하는 판매점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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