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바이러스 대책

 정부가 기업체들과 함께 기승을 부리고 있는 바이러스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조체계를 구축했다고 한다.

 그동안에도 정부는 바이러스 피해를 막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대책을 마련하고 민간부문은 그것을 사업화해 개별적으로 추진했다. 그렇지만 바이러스는 기승을 부렸다. 장벽이 없는 인터넷의 특성상 외국에서 발생해 망을 타고 국내로 유입되며 또 그것을 유포하기도 했고, 국내에서 그것을 만들기도 했다. 아무리 치안을 강화하더라도 완전히 범죄 발생을 막을 수는 없듯이 인터넷 세상에서의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는 안전한 성채를 허물어뜨리는 쇠몽둥이와 같다. 그러한 침공을 받으면 안심하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어 개인뿐 아니라 회사·공공기관의 손실은 날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홍수는 천재로서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비 자체를 오지 않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철저하게 대비책을 세우면 그 피해를 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인재라는 점에서 홍수와 다르다. 외국에서 개발한 것도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간 협조를 통하면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의 암적 요소인 바이러스의 생성을 막는 것은 세계 시민이 공감대를 가져야 할 일이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가 인터넷 선진국이니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다른 나라들과 공조를 통해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을 써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바이러스를 개발·유포하는 데 대해 강력한 처벌규정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생겨나지 않도록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예방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암을 예방하는 것이 발생한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 훨씬 사회적 비용이 덜 들듯 바이러스도 예방조치가 최선이다.

 그렇지만 예방만으로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번에 정부는 바이러스가 유포될 경우 중앙관제시스템을 설치해 홍수와 같은 재해방지대책시스템을 갖추고 인터넷서비스업체와 보안업체를 묶어 바이러스 진지를 구축, 경보 및 대응체계를 갖추겠다며 과거와는 다른 조치를 내놨다.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친다면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러스 유포의 피해를 줄이는 것은 빠른 대응이 최선이듯 중앙에서 경보를 내리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은 사회 각 부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또 지난 1·25 인터넷 대란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 바 있는 범정부부처적인 인터넷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은 추진해봐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또 한 차례 시도한 바이러스 퇴치 프로그램의 무료배포와 같은 일은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것은 관련 시장을 위축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기술 개발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바이러스 백신개발업체 등을 충분히 지원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해 면역능력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바이러스대책을 마련, 강력하게 시행하는 것은 좋지만 인터넷 사용자의 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일이 없는지도 살펴야 할 일이다. 정부가 이번에 추진하고 있는 바이러스재해방지시스템이 예방조치와 어우러져 바이러스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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