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끝난 지도 4개월이 지났다. 전문가들은 당초 이라크전이 ‘미국 일방적 승리’ ‘초단기전’으로 마무리될 경우 전후특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치안불안과 무장테러 등으로 이라크의 전후 연간 공식수입액이 80억달러를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기업들의 이라크 특수에 대한 기대도 점차 줄어들면서 장기적인 이라크 진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KOTRA는 최근 ‘전후 이라크시장 진출전략 5계명’을 제시했다.
◇현지업체와의 파트너십 구축=단기적으로는 대규모 프로젝트에만 집착하기보다는 현지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갖춰 우회 참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라크 기업들은 대부분 외국업체로부터 자재나 기술을 공급받아서 입찰에 참가하므로 평소 이들 업체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전후특수보다 중장기적인 진출기반 조성=전후특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전후복구사업과 연계한 중장기적인 전략적 포지셔닝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이라크 민간정부가 새로 출범해 이라크정세가 안정되면 세계 2대 석유매장국인 이라크의 석유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통신, 발전소, 수도 및 관개설비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주가 전망된다.
◇현지거점 조기 확보=이라크 내수시장 선점을 위한 현지거점의 조기 확보가 필요하다. 현지거점 없이는 체계적인 진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택배서비스업체인 미국의 페덱스는 지난 8월 4일부로 바그다드, 바스라, 모술 등 이라크 3대 도시에서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개시했다.
◇중장기 마케팅전략에 의한 제품별 진출대책 수립=현재는 치안불안으로 현금화가 빠른 단타위주 아이템(가전, 위성수신기, 중고차 등)으로 주로 상거래가 진행되고 있으나, 가능하면 현지를 직접 방문해 유력 파트너를 발굴하고 중장기적으로 바이어와 함께 성장하는 윈윈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중장기 수출확대 유망 품목은 IT기기, 디지털가전, 자동차·부품, 건설기자재 및 장비, 전력기자재, 중소형기계, 관개설비, 파이프 및 밸브 등이다.
◇미국 외 국가와의 협력=미국의 예산지원 한계와 미군 사상자 속출로 이라크시장에서의 미국 독주 분위기는 당초 예상보다 약화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이외의 국가와 협력해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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