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1’에 불었던 ‘카오 논쟁’이 ‘리니지2’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특히 ‘리니지2’는 이제 오픈한 지 2달 정도 지난 신생게임이다 보니 ‘카오’만 보면 죽이려고 달려드는 유저들이 많아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카오는 죽여도 된다, 안된다’는 문제를 놓고 토론방까지 개설했을 정도다.
‘카오’는 게임개발사인 엔씨소프트가 무분별한 PK(Player Killing)를 막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으로 다른 유저를 죽인 유저에게 가한 제재방법 가운데 하나다. ‘카오’가 된 유저는 아이디가 붉은색으로 표시되며 상점을 이용할 수 없고 경비병이 공격을 하는 등의 제재를 받는다.
특히 ‘카오’상태에서 죽었을 경우에는 지니고 있는 아이템을 떨어뜨릴 확률도 크게 높아진다. 또 ‘카오’를 죽인 유저는 ‘카오’가 되지 않도록 했다. 바로 이 점이 ‘카오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요인이다. 많은 유저들이 ‘카오’만 보면 이들이 떨어뜨릴 아이템을 노리고 죽이려 하는 것이다.
이처럼 ‘카오’에 주는 모든 불이익이 게임 내에서 시스템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유저들이 ‘카오’를 죽이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고도 강력한 제재방법이다.
하지만 이같은 제재 시스템을 이용해 일부러 다른 유저를 ‘카오’로 만든 후 죽임으로써 아이템을 쉽게 얻으려는 유저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 문제다. 일명 ‘제조’라고 불리는 행위를 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대상이 되는 유저를 ‘카오’로 만들기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시스템상의 설정(한때 ‘카오’와 파티를 한 상태에서는 죽이면 ‘카오’가 됨)이나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 뜻하지 않게 ‘카오’가 돼 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한편에서는 “‘카오’는 시스템적으로 범법자를 의미하므로 죽여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악의적인 PK로 인해 ‘카오’가 되는 유저와 제조에 당하거나 실수로 ‘카오’가 되는 유저들이 똑같이 취급받아서는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모두 타당성이 있다.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도 ‘유저의 성향에 맡길 수밖에 없는 문제’로 흘러가는 듯한 상황이다.
그러나 ‘리니지2’의 경우 아직 초기단계라서 그런지 유저들이 ‘카오’에 대해 ‘리니지1’에서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특히 엔씨소프트측에서는 이에 대해 “유저들이 풀어야 할 문제일 뿐이며 게임사는 항상 동일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어 과정이야 어떻든 ‘카오’가 된 유저만 바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더구나 유저들은 접속 자체가 힘들 정도로 몰려들고 있는 반면 이들이 사냥을 할 수 있는 사냥터는 한정돼 있어 목좋은 자리를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이 ‘리니지2’의 현실이다. 분쟁이 잦으면 ‘카오’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은 유저들로 하여금 ‘게임사가 의도적으로 분쟁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물론 이같은 문제는 시간이 흘러 사냥터가 넓어지면 자연히 해소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게임 내의 분위기를 위해서는 개발사측의 융통성 있는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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