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 대구시ㆍ경북도 `전략산업` 지정
모바일산업을 지역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으나 사업 중복의 우려 속에 실효성이 지적되는 등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경북도는 최근 행정자치부로부터 모바일산업지원센터 건립을 위한 사업자금을 지원받고 하반기 중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시도 지난달 마련한 초인류 모바일산업 클러스터 애플밸리 조성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재원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모바일산업 육성이라는 하나의 테마를 놓고 대구시와 경북도가 서로 다른 출발선에 서 있어 향후 중복투자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또 모바일산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모바일기기업체와의 사전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이번 계획 실현의 조율이 해결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향후 5년간 100억원 투입=경북도는 지난달 말 첨단모바일산업지원센터사업을 위해 행자부로부터 8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데 이어 경북도 4억원, 경운대학교 8억원, 기업체 4억원 등 총 24억원을 투입해 연내 경운대에 모바일산업지원센터를 건립키로 했다. 향후 5년간 총 100억원이 투입될 이 프로젝트를 통해 역내 39개 대학의 연구개발 역량과 산업현장의 생산기술을 접목, 모바일산업 특화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첨단모바일산업지원센터는 모바일시스템 및 콘텐츠 개발을 위한 전문개발실과 모바일교육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며 이를 기반으로 지역 모바일기기업체에 모바일 관련 기술과 인력을 공급키로 했다. 특히 올해 교육부로부터 선정된 멀티미디어교육센터를 모바일 콘텐츠 개발에 활용, 기존 모바일시스템업체에 콘텐츠 개발 역량을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구미공단을 중심으로 형성된 삼성전자 휴대폰사업부 등 관련 기기 생산단지를 기반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모바일을 성장엔진으로=대구시도 경북대학의 대경IT발전기획위원회가 마련한 초인류 모바일산업 애플밸리 조성계획을 기초로 모바일산업을 지역의 성장엔진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시는 최근 위원회가 마련한 애플밸리 조성계획의 사업타당성 검증을 마친 가운데 연내 애플밸리 계획 중 휴대단말기상용화지원센터 건립을 위한 예산 300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는 계획이다. 애플밸리 계획은 당초 모바일소프트웨어업체들이 밀집한 칠곡과 모바일기기생산기지인 구미공단 일대에 총 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타당성 검증을 거치면서 현재 3000억원으로 사업규모가 축소됐다.
◇출발점만 다르고 모두 비슷=문제는 대구시의 초인류 모바일 애플밸리사업 계획과 경북도의 첨단모바일산업지원센터구축사업은 사업 명칭도 비슷하고 칠곡과 구미공단이라는 동일한 지역을 기반으로 하되 출발점만 다르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비슷한 성격의 사업을 놓고 지자체들이 사업을 따로 추진함으로써 예산낭비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대구지역 IT인력양성기관인 경북티피 윤경희 소장은 “똑같은 사업이나 다름없는 조성계획을 놓고 시도가 힘겨루기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예산 확보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인력과 비용의 불필요한 낭비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추진되고 있는 두 사업에는 주도적인 위치에 서야 할 삼성전자 등 모바일기기업체와의 사전조율이 없는 상태여서 알맹이 없는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시가 모바일기기업체와의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지만 계획 수립단계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