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표준코드 부여 등 당초 계획 불투명
정부 주도로 구축될 예정이던 온라인 음악정산시스템이 표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되는 음원에 표준코드를 부여하고 투명한 정산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음악시장을 활성화하려던 당초 계획도 불투명해지게 됐다. 본지 4월 14일자 참조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문화부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음원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을 통합 정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키로 하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국음원제작자협회·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 등 3개 음악 관련 신탁단체와 의견을 조율해 왔으나 최근 한국음원제작자협회가 독자 시스템을 개발키로 방향을 선회했다.
한국음원제작자협회는 엔씨비즈와 인포뱅크 중 하나를 선정, 조만간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어서 3개 단체 공동의 음악정산시스템 구축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온라인 음악정산시스템=당초 문화부가 구축할 예정이던 온라인 음악정산시스템은 3개 신탁단체와 콘텐츠 제공회사(CP) 사이에서 권리정보와 사용정보를 매칭시킨 다음 결과에 따라 표준코드를 발급하는 것이었다. 특히 정부가 추진중인 음원 메타DB 구축사업과 연계함으로써 투명하고 효율적인 분배구조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CP가 메타DB에 접속해서 음악을 서비스하고 이 사용량이 자동으로 정산돼 3개 단체에 분배될 경우 음원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는 물론 분배 자체도 투명해질 수 있다.
◇한국음원제작자협회 독자행보=그동안의 공조분위기를 깨고 한국음원제작자협회가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하면서 이 사업은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음제협은 이처럼 독자노선을 걷기로 한 이유에 대해 당초 계획됐던 정산시스템이 사용자 위주로 설계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음반제작사를 비롯한 권리자 중심으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데이터베이스와 디지털저작권보호(DRM) 솔루션, 빌링시스템까지 모두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 음제협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음제협은 이같은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모두 외부업체에 용역을 줄 계획이다.
음제협은 협회가 정한 계획에 따라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를 끌어들이다는 방침이지만 2개 단체가 동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전망=정부는 9월 7일까지 3개 단체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한 상태다. 문화부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정부 보조사업으로 시스템을 구축할지, 아니면 민간사업으로 할지 결정해야 하는 만큼 단체들에 입장을 표명해 줄 것을 요구해 놓았다”며 “이들 입장에 따라 향후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 달리 3개 단체가 독자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음원에 대한 표준체계가 만들어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업무 비효율과 중복투자로까지 번질 수 있어 재고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더구나 각 CP에서 음원을 관리하고 음원 사용료를 권리자에게 지불하는 현행 방식의 경우 불투명한 정산구조가 근원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3개 단체 공동의 정산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