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는 통신사업자와 별개로 독립적인 무선콘텐츠 서비스가 시작된다. 무선인터넷 망이 개방되면서 사업자를 통하지 않고도 누구나 독자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진 셈이다.
이번 결정으로 우리나라는 가장 빠른 시간에 무선망을 개방하는 나라로 되었다. 무선인터넷이 일찍부터 발달한 유럽 주요국가와 ‘이동전화 천국’이라는 일본조차도 망 개방을 정부가 나서서 주도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했다. 무선망이 개방되더라도 일부 통신사업자뿐이었다.
사실 국내 무선산업을 되돌아보면 기반 인프라에 비해 시장이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이동전화 사용인구가 3000만명이 넘었고 무선인터넷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었음에도 정작 시장규모는 극히 미미했다. 일부 콘텐츠와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가 전부였다.
다행히 무선망이 개방되면서 신종 비즈니스 모델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무선인터넷 시장의 경쟁구도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모바일 콘텐츠(CP)·포털 분야 외에도 엔터테인먼트·교통·헬스케어·물류·유통·금융·보험 등 모든 산업에서 망 개방 환경에 따른 모바일 서비스가 전개될 것이다. 벌써부터 이들 업체는 이해득실과 관련해 물밑에서 바쁘게 ‘주판알’을 굴리고 있다.
망 개방이 업계에 따라 이해가 다르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고 있지만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다양한 정보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개방 이전처럼 벨소리·캐릭터·텍스트 정보 등 단순한 콘텐츠 유통만의 모델로는 망 개방이 갖는 소기의 효과조차 올릴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 이해가 걸린 통신과 콘텐츠 사업자(CP)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무선망과 접목할 수 있는 새 사업모델이 개발돼야 한다. 특히 무선망에서 구현할 수 있는 e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모바일 환경에서의 e비즈니스, 즉 ‘m비즈니스’는 이제 구두선이 아닌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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