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일단 숨통은 트인 셈이다.
특히 주요 주주사인 LG, 삼성전자, SK텔레콤이 하나로의 회생에 합의하고 CB 발행에 모두 참여키로 해 주주사간 갈등으로 고사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해소하게 됐다.
하나로통신 이사회의 CB발행 승인은 주요 주주들이 파국은 막아보자는 인식이 공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주주간 이견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합의를 봐 일단 주요 주주 3사를 위주로 CB인수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요 주주들의 CB인수 비율은 이날 확정짓지 못했다. 삼성측은 20일 사장단 회의를 갖고 최종 인수비율을 결정하기로 했다. LG측도 이사회를 통해 참여 비율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하나로통신은 주요 주주들에 의해 물량이 소화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 국내외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또 22일까지 해소되지 못한 물량은 대표이사 재량으로 추가발행을 할 수 있게 했다.
하나로통신측은 “CB발행 조건이 좋아 주요 주주들의 미인수 물량이 쉽게 소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 CB의 전환사채 발행가 및 전환가는 각각 5000원이며 발행일 및 청약일은 오는 22일이다. 만기는 5년이며 연 이율은 5% 이내로 하되 대표이사 사장이 정할 수 있도록 위임했다. 만기까지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은 사채권에 대한 만기보장 수익률은 연 복리 11% 이내에서 대표이사 사장이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주요 주주들이 CB인수에 참여하기로 함에 따라 급한 불은 껐지만 최종 참여비율이 여전히 미지수다. 주요 주주들의 참여여부는 1, 2일 내에 확정되지만 이들의 참여 비율들에 따라 새로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하나로통신측은 일단 22일 만기도래하는 1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막을 수 있지만 CB 소화율이 저조할 경우 10월 이후에 닥치는 부채문제는 다시 논의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
CB발행 승인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자금을 위한 외자유치 및 유상증자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19일 이사회에서도 주요 주주간 이견이 있던 점을 볼 때 중장기 자금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윤창번 사장 미니인터뷰|
이번 CB 발행으로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게 됐다. 20일 최종 결정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직 최종 성공여부를 단정짓기는 힘들다. 여하튼 주주들이 단기 유동성 문제해결에 인식을 공유한 부분은 큰 의미가 있다.
CB발행이 외자유치나 유상증자의 성공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번 문제는 단기 유동성 문제일 뿐 중장기 자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주요 주주들과 계속 논의를 해야한다. 최선을 다하겠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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