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지불결제]`거품` 빠지고 무한성장 `채비`

2007년 시장 규모 36조원대 예고

 “전자지불결제(PG)서비스가 뭡니까.”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PG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갖는 고객은 많지 않다. PG서비스는 일반적으로 ‘전자상거래에서 판매자를 대신하는 계약을 맺고 구매자가 선택한 은행·신용카드사 및 통신사업자 등으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아 일정 수수료를 받고 판매자에게 지급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지급결제수단의 종류에 따라 신용카드대행서비스·계좌이체대행서비스, 그리고 휴대폰결제대행서비스 등으로 나뉜다. PG서비스는 지난 97년 1월 데이콤이 PC뱅킹서비스를 이용하는 천리안 PPP 고객을 대상으로 계좌이체서비스를 제공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장 현황=외형적으로 보면 PG시장은 현재 서비스 개시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전체 PG시장 가운데 거래비중이 70%에 달하는 신용카드대행서비스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카드업계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현실 때문이다. 당장 카드사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인상됐다.

 업체간 과당경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진입장벽이 낮아 소규모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며 가맹점으로부터 받아야 할 수수료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업계에는 적게는 80여개에서 많게는 120여개 이상의 PG업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일부 업체가 문을 닫거나 사실상 업무를 중단해 지금은 40여개 업체만 거래가 있을 정도로 시장이 위축돼 있다.

 반면 휴대폰결제서비스는 소액결제수단으로 자리잡으며 불과 3년 사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0년 하반기에 서비스가 개통된 이후 2001년 약 900억원(결제금액 기준), 지난해 2700억원, 올해는 4000억원에서 최고 4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은 꾸준할 듯=전국경제인연합회의 ‘국내 전자지불산업의 동향 및 전망’ 자료(2002년 11월)에 따르면 61개 업체의 총거래규모는 4조9886억원(2001년)으로 조사됐다. 앞으로의 거래규모는 2001년 약 5조원에서 2007년에는 36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수치상으로 봐도 PG산업의 외형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금룡 이니시스 사장은 “올 하반기에 PG사업만으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거품이 빠지고 나면 PG업계도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전망했다.

 대외적인 환경도 나아지고 있다. 신용카드업계의 어려움이 다소 해결 기미를 보이는 데다 18일에는 전자금융거래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그동안 성장장애요인이던 제도적 기반 미흡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데서 현실을 극복하려는 PG업계의 움직임이 늘어나며 당분간 업계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당경쟁 등으로 무너진 시장질서가 거품이 빠지며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기업들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중대형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G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기업수는 끊임없이 늘고 있지만 소수 상위업체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니시스·케이에스넷·한국사이버페이먼트·티지코프·데이콤·엠팟 등 10위권에 들어 있는 업체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중소형 기업들이 경영위기로 문을 닫거나 인수합병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가정하면 이런 추세는 앞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은 최근 PG부문을 기반으로 한 부가서비스사업을 창출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면 어려움을 견딜 수 있는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들자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소박스> PG분야에 대한 일반의 이해도 높여야

 

최근 정부·검찰·전자지불결제(PG)업체 관계자가 모인 가운데 성인사이트의 스팸메일 방지를 위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검찰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PG업체에 성인사이트에 대한 관리를 잘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PG업체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성인사이트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는 심증에서 나온 얘기다.

 PG사업에 대한 편견은 이뿐이 아니다. PG시장은 불법카드할인행위(카드깡)의 온상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소규모 업체가 카드깡을 한 사례도 많이 적발됐지만 침소봉대된 점이 없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몰상식한 업체에 의해 카드깡 등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온라인이란 특성상 쉽게 추적이 가능해 빈번히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의 카드깡 발생 비중에 비하면 온라인의 비중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인터넷 쇼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PG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PG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기보다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PG의 성격은 IT산업이라기보다 금융업에 가깝다”며 “전자금융의 대명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업계 스스로 정화해야 할 몫도 있고 PG를 바라보는 외부 시각의 변화도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기고>전자지불산업의 현황과 발전 방향-정정태 한국전자지불포럼 부회장(티지코프 대표)

 

 전자지불결제(PG)가 전자상거래산업에서 필수불가결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이미 오래됐다. 하지만 아직 일부 시각으로는 설립 근거가 불분명하며 불법카드할인행위(카드깡)를 전문으로 하고 세금포탈을 일삼는 부도덕한 범법자들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기술개발에 주력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에 노력해야 할 유망한 벤처기업들이 의욕을 상실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건전한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PG시장이 발전해야 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금융기관들의 협조가 절대적이고 각종 법·제도 및 정책 등이 정비돼야 하지만 관심이 소홀해지는 것도 전자지불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시작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해 등장한 PG서비스는 국내에서도 지난 97년부터 자연스럽게 태동했다. 관련업체들은 전자상거래업체와 그 회원들을 위해 안전하고 편리한 지불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노력해왔고 다양한 결제수단의 개발에 주력해왔다.

 PG는 신용카드와 은행간 계좌이체를 기반으로 소액결제수단과 전자화폐를 결제해왔으며 지난해에는 5조7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국내 전자상거래의 지불결제서비스를 수행했다.

 우수한 정보통신 기반시설을 활용한 국내 전자상거래는 향후 5년 동안 매년 8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으며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선진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들을 벤치마킹하고 도입하고자 한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는 산업구조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높이게 되며 정부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활성화하고자 한다. PG서비스는 이를 지원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중요한 산업이고 같이 발전해야만 한다.

 현재 결제수단별 구성비를 보면 신용카드가 전체 거래의 73%, 은행을 통한 온라인 입금방식이 22%, 그리고 전자화폐나 기타 수단이 5%를 차지한다. 신용카드가 후불개념과 할부서비스 제공으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결제수단이다. 은행간 계좌이체나 전자화폐 등의 약진도 기대되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PG업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보안과 소비자 보호에 입각한 기술을 개발해 각 신용카드사와 여신전문금융업법상의 대표 가맹점으로 계약하고 전자상거래 쇼핑몰 및 공공단체 (정부기관 포함)에 대해 지불결제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더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전자금융거래법이 제정돼 정부 부처간 협의를 끝내고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건전한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와 이를 지원하는 PG산업의 발전을 위해 아주 바람직하며 이른 시일 내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가 비대면 거래라는 특징이 있고 이를 악용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이는 원천적으로 차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용카드사와 PG업체들이 공동으로 노력해 시스템을 개발하고 불법 및 부정거래 등을 근절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PG사들은 정보기술의 발달에 따라 가맹점과 소비자가 요구하는 온오프라인 통합과 유무선 환경에서의 통합PG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전념해야 한다.

 무엇보다 신용카드사를 포함한 금융기관이 PG사를 지불산업의 파트너로서 인정하고 역할을 분담해야 할 것이다. 또 PG서비스사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하고 보호·육성돼야 한다. 이제 막 태동해 발전하는 한국 전자지불산업의 성장잠재력을 다같이 노력해 키워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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