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금형이 경쟁력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속속 출시되고 있는 첨단 디지털 제품들은 소비자의 구미를 당기는 기능과 보기에도 깜찍한 미려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연구개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이러한 경쟁으로 자고 나면 첨단 신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기는 시간이 갈수록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져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단기간에 제품개발을 완료하고 양산하느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소위 단납기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가 요구되는데 이는 결국 금형기술이 동반되어야만 가능하다.

 국내 금형 제조사는 4000여 개로 외형적으로는 세계 4위의 금형 생산국이자, 세계 5위의 금형 수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금형 품질 수준은 선진국 대비 7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수준은 금형 제조사를 보면 알 수 있는데 5인 미만의 업체가 44.4%, 10인 미만이 66.5%이며 50인 이상인 업체가 4.8%로 90% 이상의 제조사가 소규모로 영세해 신규 설비투자를 위한 자본조달이 어렵고 이에 따라 생산성 향상 및 기술개발은 더더욱 거리가 멀다. 게다가 전문인력 확보에도 곤란을 겪는 등, 선진금형 품질수준을 기대하기엔 국내 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금형기술 선진국으로는 미국, 일본, 독일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독일은 정밀가공기술 분야에서, 일본은 생산성 및 제품화 기술이, 그리고 미국은 소재 및 정보화 기술에서 특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 선진국은 현장경험에 의한 지식을 이론과 결합시켜 컴퓨터에 의한 설계, 제작, 관리로 표준화를 도모하는 등 금형 산업이 단순한 기계 산업이 아닌 지식집약 산업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또 첨단제품에 사용되는 금형 가공 기술도 고생산성, 초정밀 금형기술을 도입, 초단납기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 금형 산업에 대한 문제점을 정부에서도 인식하고 2010년까지 지식 집약형 기계 산업으로 고기술, 고생산성, 고부가치화를 실현해 기계 산업을 주력수출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초고속(high-speed) 정밀가공기술은 기존 6000vpm의 범용 가공기술에서 6만vpm 초고속 가공으로 후 연마 등의 후처리 가공을 생략해 단시간에 고품질의 금형을 얻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선진국에서 보편화 추세에 있는데 비해 국내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초고속 금형기술 접목 사례는 국내 휴대폰 제조사에서 볼 수 있는데 이 회사는 휴대폰의 시작금형 제작 기간을 종전의 15일에서 5일로 단축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20∼30인 규모의 대다수 중소 금형업체는 초고속 금형기술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기술 지원 기관이 없고 기술적 투자 여력과 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초고속 금형기술을 중소기업으로 확산하는 데는 충분한 인프라 구축, 기초기술 및 선행기술 개발, 개발·운영 인력양성 등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기반을 중소기업에 접목 하는데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초고속 금형기술을 혁신gk고 나아가 국내 디지털 제품의 경쟁력 을 더욱 높여나간다는 취지에서 최근 산업자원부는 대구의 영진전문대학을 ‘초고속 초정밀 금형’의 지역기술혁신센터(TIC)로 지정, 발표했다.

 영진전문대학이 위치한 대구 경북지역은 정보통신, 모바일, 디지털 제품을 생산하는 구미 국가공단, 대구 성서산업단지 등이 있지만 이들 첨단 기업들을 지원하는 금형 제조사들은 기술력과 시설 기반이 낙후돼 있다. 영진전문대학 TIC센터는 이러한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지역기술혁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중소기업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초고속 초정밀 금형가공 기자재를 확보하는 한편 전문인력까지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최달곤 영진전문대 학장 dgchoi@yj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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