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만도 오상수 사장

 “국내 최초, 세계 네번째로 미끄럼방지 제동장치(ABS) 개발, 차량 안정성 제어장치(ESP) 상용화.”

 자동차부품업체 만도를 가리키는 수식어는 ‘기술’ 그 자체다.

 그런 만도가 화려함을 뒤로 한 채 지난 97년 부도를 맞았다. 이후 2001년 투자적격 판정을 받고 흑자로 돌아선 지금에 이르기까지 8년째 사령탑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는 오상수 사장(59)의 감회는 남다르다.

 ‘뚝심의 사나이’ ‘디지털 사장’으로 불리는 오 사장은 힘들었던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지난 97년 만도의 전신인 만도기계가 모기업(한라그룹)의 부도로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도를 냈습니다. 당시 만도기계는 200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죠. 이후 공장과 보유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인원을 정리하는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만도는 역경을 이겨내 943%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200%대로 낮췄고 지난해 1조2542억원의 매출에 이어 올해는 1조4000억원대를 넘보는 초우량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오 사장은 기술만 있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만도인들의 신념이 경영 정상화의 신화를 일궈냈다고 역설하고 있다.

 “새 회사 출범 이후 1년만인 2000년 매출 9833억원, 당기순익 500억원이라는 놀라운 성장과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해외 수주활동을 강화해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4960억원(40%)을 해외수출로 거뒀습니다. 이 정도면 잘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내에서 ‘오장수’ 사장으로 불리는 그를 대주주인 JP모건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78∼85년 한라그룹 런던지점에서 일한 오 사장의 국제감각과 인화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후문이다. 유창한 영어실력은 회사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오 사장은 또 2001년 디지털 경영체제 출범을 선포하고 굴뚝산업의 e비즈니스 바람을 선도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제품주기관리(PLM), 지식경영 및 사이버경영시스템 구축을 통해 연평균 174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  

 “앞으로는 현대·기아차(국내 매출의 60%)에 집중된 납품구조를 쌍용차·대우차·르노삼성차 등 전 완성차업계로 다변화하고 해외 직수출을 늘릴 계획입니다. 국내 5곳, 해외 3곳의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완성차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장수’ 사장의 지휘로 만도가 세계화 공략에 성공할지 자동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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