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정보 활용 능력 높이자

 IT산업의 역사를 살펴보면 미래에 대한 과거의 예측이 틀린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이큅먼트 케네스 올센 사장은 1977년 “개인적으로 집에 컴퓨터를 갖고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에 앞서 1949년 포퓰러미케닉스(Popular Mechanics)라는 잡지는 ‘미래의 컴퓨터는 1.5톤은 충분히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 없는 예측이다.

 심지어 IT산업의 우상 빌 게이츠조차도 1981년에 “640kb면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메모리 용량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IT산업은 급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IT산업은 매우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누구도 IT산업이 이렇게까지 빨리 무너질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

 가장 적절한 예측이라면 지난 ‘100년간 변화보다 최근 10년간의 변화가 더 컸다’라는 격언일지도 모른다.

 현재 한국은 1G DDR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메모리가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시장이 큰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전략적 선택과 집중 그리고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밑바탕에 있었다는 분석은 이미 고전에 해당할 만큼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메모리냐 비메모리냐 하는 하드웨어적 사고가 아니라 이것을 응용하고 예측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정보 신뢰’의 여부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반도체 장비재료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얻을 것인가 하는 노력과 얻어진 정보에 대한 진위를 정확히 분석하는 정보존중 사상에 의해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이 확실한 토대를 갖추느냐, 못갖추느냐를 판가름할 것이다. 즉, ‘정보 존중 중시 사상’에 의해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의 성패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조립 생산능력과 기술력은 세계 1위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 전자신문에서도 분석했듯이 반도체 조립을 하기 위한 장비재료는 외국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약 80%를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차세대 장비일수록 더 심하다.

 이러한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반도체 장비산업에 대한 자립기반 강화를 위한 수요, 공급 업체간의 긴밀한 협력체제 유지 및 연구개발 지원이 미흡한 것이 산업기반보다 더 결정적임을 지적하고 싶다. 즉 기술혁신을 주도할 정보의 부재가 주된 원인인 것이다.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반도체 조립에 있어서 신기술이 적용된 장비의 개발에는 정보가 바탕이 된 세계화 사고방식이 필수조건이 된다. 정보를 어디서 얻을 것이며 정보의 홍수에서 얻은 정보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기술자들은 의외로 정보를 얻기 위해 연구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열람하거나 연구소 또는 도서관 등을 이용하는 시간투자에 인색하다. 또 자기가 잘 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고 얻어진 정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위한 공유가 부족하다.

 조직에 있어서 상, 하 동료간에 토론문화가 활성화되어야한다. 정확한 분석에는 이만한 기법이 없을 것이다. 투자한 만큼 정보로서 더욱 더 좋은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나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과 진지한 대화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이를 간과하여 자칫 정보의 덩어리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소득 2만달러 시대의 창출은 조립과 생산 등 하드웨어적 사고보다 정보가치를 존중하고 정확한 분석을 통해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이다.

◆칩트론 전병태 사장 bt4409@chiptr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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