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LCD 노광장비 삼성·LG에 공동개발 제의

 세계적인 반도체 노광장비업체인 ASML이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국내 LCD패널업체와 LCD용 노광장비 공동개발을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SML은 올들어 반도체분야 설비투자는 주춤한 반면 LCD분야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반도체용 노광장비 전문개발에서 LCD쪽으로 사업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ASML은 이를 위해 최근 삼성전자·LG필립스LCD와 잇따라 접촉, 장비 공동개발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ASML은 반도체 노광장비 판매로 지난해 18억8000만달러(2조44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와 도쿄일렉트론에 이어 세계 반도체 장비업계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한 세계적인 기업이다.

 한 관계자는 “반도체나 LCD 장비의 경우 양산라인 테스트를 여러 번 거쳐야 하기 때문에 소자 및 패널업체와 공동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ASML이 세계 정상을 다투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를 파트너로 고려중인 것은 향후 장비 개발을 완료할 경우 파트너를 바로 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 투입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ASML이 삼성이나 LG 가운데 한 곳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할 경우 LCD 노광장비 분야 선두주자인 니콘·캐논과 함께 단번에 3강 체제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공동개발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6세대나 7세대 등 차세대 규격에 맞춰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로 다른 패널 규격으로 표준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로서는 반도체 노광장비 분야에서 충분한 검증을 끝낸 ASML과 손을 잡을 경우 자신들의 규격에 맞는 장비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차세대 설비투자가 이미 임박해 장비개발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는데다 ASML과 관계를 맺을 경우 기존 파트너인 니콘과 캐논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대해 ASML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장비 공동개발을 위해 삼성이나 LG 관계자와 접촉중인 것은 사실이나 시장조사 차원의 지극히 초보적인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LCD 노광장비 개발경험이 없는 ASML에 삼성이나 LG가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