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NEC와 서버사업 제휴 의미

삼성전자가 7일 공식 밝힌 일본 NEC와의 협력내용은 당초 알려진 소문과 달리 NEC의 32웨이급 아이테니엄 서버를 삼성의 서버 브랜드(스마트 서버)를 붙여 국내에 공급한다는 간단한 내용으로 한정돼 있다. 그러나 양사의 협력사항이 ‘삼성이 NEC의 서버를 국내에 OEM방식으로 공급하는 내용’에 국한될 것으로 보는 이는 없다.

 세간의 관심은 슈퍼컴퓨터 사업협력을 비롯해 NEC의 국내 기업용 컴퓨팅시장 진출을 위한 양사간 논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점에서 양사의 협력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향후 삼성전자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삼성, 기업용 시장 공략 무기 확보했다=이번 협력으로 본격적인 서버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민이 우선 해결됐다. 그간 삼성전자는 스마트 서버라는 브랜드로 여러 기종의 서버를 출시했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이 없었던 것이 사실. 결정적으로 삼성전자는 8웨이 이하 모델만을 갖추고 있어 기업용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하이엔드 모델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에 직면해 있었다.

 이번 협력은 삼성이 파트너로 잡은 NEC가 이미 벡터형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인 만큼 이제 서버를 제조해 제품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드는 수고를 대신하자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NEC의 전리품=한국시장 ‘무혈입성’이다. 그간 NEC는 슈퍼컴과 PC, 통신장비 및 SCO(항공우주레이더 등) 분야에서 사업을 펼쳤지만 기업용 컴퓨팅 시장에서는 입지가 없었다. 그나마 슈퍼컴퓨터의 기술흐름이 백터형에서 SMP나 클러스터로 옮겨가면서 국내에서 슈퍼컴퓨터 입지도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버사업을 강화하고자 하는 삼성을 파트너로 잡음으로써 아예 기업용 서버시장 진출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확보하자는 판단을 했다는 해석이다.

 ◇양사 제휴 어디까지=양사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 무렵부터 알려진 사안은 광범위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우선 NEC는 서버 외에도 스토리지사업까지 준비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초부터 국내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NEC코리아를 중심으로 관련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NEC측은 스토리지 총판을 삼성전자가 맡아줄 것을 원하고 있어 삼성의 수용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서버·스토리지는 공통된 비즈니스 기회가 많고 삼성 역시 스토리지사업을 정비해 제대로 해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로 슈퍼컴퓨터 영역의 협력이다. 현재 NEC의 장비가 사용되고 있는 기상청 프로젝트가 하반기에 본격 착수된다. 업계에는 이번 양사의 협력범위 안에 기상청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에 양사가 협력해 공동 대응하고, 만약 NEC가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유지보수 권한을 삼성전자가 갖는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을 NEC가 측면지원할 가능성이다. 이번에 공식 밝힌 협력내용에 ‘64비트 IA(인텔아키텍처) 기반 하이엔드 서버 시스템의 국내 및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서 상호기술협력 및 공동 마케팅을 도모한다’는 첨언이 포함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삼성의 서버 수출을 NEC가 적극 지원할 것이란 예상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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