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홈쇼핑 PC판매 1년만에 재개

한국HP 견제 `의도` 깔린듯

삼성전자가 다음주부터 홈쇼핑채널을 통한 PC판매를 1년 만에 본격적으로 재개해 여타 PC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오프라인 유통망과 마찰을 의식해 자사 PC기종의 홈쇼핑채널 판매를 전면 중단했으나 다음주 말 CJ홈쇼핑을 통해서 주 1회 방송에 나서는 한편 양대산맥인 이달 안에 LG홈쇼핑에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삼성 데스크톱PC를 다음주말부터 판매해 소비자 반응이 좋을 경우 월 12회로 책정된 PC관련 방송편성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아직 PC제품의 세부사양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도 “삼성전자가 셀러론 기반의 저가PC나 고급 하이엔드 PC를 판매하는 경우를 상정하고 새로운 가격대의 홈쇼핑 PC제품을 기획 중으로 안다”고 말했다.

 탄탄한 오프라인 유통망을 지닌 삼성전자가 메리트가 적은 홈쇼핑시장에 다시 뛰어든 이유에 대해 업계주변에서는 홈쇼핑 판매비중이 높은 한국HP를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HP는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가 홈쇼핑 시장에서 빠진 공백을 이용해 CJ39쇼핑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체 컨슈머 데스크톱PC 판매의 절반(월 6000∼7000대)을 홈쇼핑 채널로 판매하는 등 무섭게 세력을 키워왔다.

 한국HP는 이에 대해 “하지만 삼성측이 오프라인 유통망과 마찰을 최소화하며 내놓을 수 있는 PC제품군의 사양은 그리 다양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삼성전자의 홈쇼핑채널 압박에 대비해 다양한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또 현주, 주연테크, 현대멀티캡 등 중견업체들은 올들어 삼성전자가 PC시장의 가격파괴를 주도하고 리니지2 PC수요마저 싹쓸이 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활동의 연장선상에서 홈쇼핑채널까지 들어온 것으로 판단하고 자사 홈쇼핑 판매량이 줄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아직 홈쇼핑채널에 판매할 PC기종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자사 PC판매의 주력은 여전히 오프라인 대리점”이라고 강조해 홈쇼핑시장 진출에 따른 파장을 애써 축소하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LG홈쇼핑, CJ39쇼핑 등 홈쇼핑업계의 PC판매량은 총 20만대로 전체 컨슈머 PC 수요의 15%를 넘어섰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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