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단축·생산라인 전환 등 `힘든 8월`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정부의 노사간 긴급조정권 발동 선언으로 이번주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인 가운데 현대차 협력업체들이 자금난과 조업단축, 휴업 등 파업으로 인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5일 현대차 및 협력업체 등에 따르면 현대차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협력업체들의 생산차질 등에 따라 예상되는 1조6000억∼1조9000억원대의 매출 감소 외에 발주 순연으로 인한 자금난 등으로 경영위기 외에 추가 투자계획 포기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따라 업체들은 하계 휴가 연장, 조업단축, 생산라인 전환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노사간 합의로 파업이 종결되더라도 밀린 결제와 발주금지에 따른 매출 감소가 자금난으로 이어져 최소한 한달에서 석달 이상 파업 후폭풍 영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협력업체는 울산을 비롯한 대구, 광주, 충남 아산 등지의 현대차 공장을 중심으로 400여 곳. 2, 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모두 23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피해영향권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자동차 왕국의 본산인 울산에 소재한 소재부품업체인 D사는 이번 파업 여파로 그동안 142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차 의존율이 높은 M사는 54억원의 매출 손실에 재고누적으로 지난달부터 조업단축을 실시중이다.
변속기레버를 납품해온 대구의 G사의 경우 한달 가까운 공장가동 중단으로 인해 10여억원의 매출 손실이 났다. 이 업체 관계자는 “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회사 전체가 전면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주 용강공단에서 자동차 범퍼를 생산하는 A사의 경우 “연간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는 매출목표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전장품을 생산하는 창원의 M사는 납품량이 40%선으로 크게 떨어져 인력을 다른 제품 생산라인으로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사정은 충남 아산이나 광주지역 협력업체들도 비슷하다.
충남 아산에서 현대차 핵심부품을 납품하는 A사 임원은 “생산라인은 인력이 남아돌아 불가피한 부분 휴업신고를 냈다”며 “7∼8% 정도의 생산직 근로자를 어쩔 수 없이 휴가보냈다”고 말했다.
광주의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공장 추가 건립사업을 벌여 놓았는데 당장 자금경색의 걱정 때문에 잠이 안온다”며 “파업이 종결되더라도 원만한 공장 가동까지는 1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 심각한 것은 업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부도 부담이다. 이들 대부분의 업체는 지난 6월까지는 그럭저럭 돌아오는 어음을 막았지만 당장 지난달부터는 급감한 매출로 인해 하루 앞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형편이다.
부품대금 지급과 관련, 기아차의 특별 선집행이라도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이마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 협력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부산울산중소기업청이 4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피해상황 신고접수처’에는 접수 첫날 50여개 부품업체에서 피해사례를 접수하면서 소규모 지역 부품업체들이 매출감소 생산차질 대금결제 지연 등으로 인한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했다. <전국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