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샨다와의 로열티분쟁은 온라인게임 강국이라는 수식어에 스스로 도취돼 있는 국내업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임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계약서 작성이 미비하고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등 온라인게임 수출에 관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얼마만큼 매출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크로스체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마련해 놓지 않고 게임을 수출했다면 분쟁의 씨앗을 스스로 뿌린 셈이다.
온라인게임을 수출전략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정부의 대책도 미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게임산업의 중흥만 외쳤지 실제 샨다와의 분쟁이 일어났지만 뾰족한 대응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정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중국진출 세미나와 중국 법률 서비스를 개최하는 등 이번 사태에 대해 열심히 검토하긴 했으나 “계약 당사자 문제이며 특히 액토즈와 위메이드가 한 목소리를 못내는 데 무슨 도움을 주겠나”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태로 중국이 전격 실시하게 된 ‘문화경영허가제’는 국산 게임의 중국진출의 규제방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샨다측에 대한 국내 온라인게임업계의 공동대응이 전혀 없었다는 것도 문제다. 로열티 미지급 사태가 알려지기 직전 샨다측과 계약을 맺은 넥슨, CCR 등도 샨다측이 자사에도 로열티를 미지급할까 애를 태웠지만 쉬쉬하는 분위기로 일관했고 일부는 샨다측을 옹호하는 보도자료를 내보내는 의도하지 않은 ‘실수’까지 저질렀다.
이번 분쟁이 단순 로열티 분쟁에서 끝나지 않고 저작권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만 봐도 사태는 심각하다. 샨다가 소프트뱅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뒤 겨우 로열티 분쟁 해결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게임 저작권에 관한 무리한 요구를 최종 협상 테이블까지 끌고 갔다.
액토즈측에 따르면 샨다는 합의직전에도 ‘전기세기’를 샨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게임으로 인정해 줄 것과 ‘미르의 전설2’ 게임 내용을 변형하도록 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이는 샨다가 ‘미르2’를 복제하는 등 저작권침해를 하더라도 면책받을 근거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조항이다. 특히 샨다는 ‘미르2’ 서비스로 확보한 회원DB를 프로모션을 통해 ‘전기세기’로 이동하기까지 했다.
로열티 분쟁은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분쟁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분쟁이 나면 당사자는 막대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만원대에 근접하던 액토즈소프트의 주가는 샨다의 로열티 미지급 사태가 번지면서 4000원대까지 추락한 바 있다.
샨다 천톈차오 사장은 한국 기자들에게 “중국이 1∼2년내에 한국 온라인게임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내용을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샨다의 현재 위치와 상황을 고려한 정치적 발언이었다.
그러나 로열티 분쟁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업계와 정부도 재발방지에 대한 명확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샨다의 경고는 단순 경고로 끝나지만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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