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LG 그룹에 ‘실권주 전량의 해외투자 유치를 전제로 한 유상증자 동의’라는 중재안을 제시함에 따라 5일로 예정된 하나로통신 임시주총에서 유상증자안 타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유상증자는 검토대상도 될 수 없다는 종전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데다 또 다른 대주주이자 같은 반대진영이었던 삼성전자와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LG그룹은 그동안 팽팽히 맞서왔던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중재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한편 ‘선 유상증자 후 외자유치’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실무협상에 나서고 있다.
◇중재안의 내용=SK텔레콤이 제시한 중재안의 골자는 크게 두가지다. 유상증자후 발생하는 실권주 전량은 외자유치로 해결하는 ‘유상증자+외자유치’의 절충형이고 또한 유상증자후 LG측 통신계열사들의 일방적인 통합·구조조정에는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일단 첫번째 제안내용은 지금까지 SK텔레콤·삼성전자가 유상증자의 반대명분으로 누차 주장해왔던 외자유치(주당 3100원)보다 낮은 주당 발행가(2500원) 문제를 일정부분 해소하고 양측이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중재안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비록 유상증자가 성사되더라도 LG측의 자의적인 구조조정 계획에는 반대함으로써 이번 중재안의 마지노선을 분명히 했다. LG가 현재 그룹내 유무선 통신사업의 취약한 구조를 개선하는 데 하나로통신을 이용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뜻이다. 즉, 유상증자뒤 하나로통신이 확보한 자금과 사업기반을 데이콤·파워콤 등에 투입할 수 없고 이를 위해 LG의 경영권 인수도 반대한다는 의도다. SK텔레콤측은 “이번 중재안은 하나로통신의 경영정상화를 기하고 취약한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모든 대주주들이 동의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결국 SK텔레콤·삼성전자로서도 “대안없이 유상증자를 반대한다”는 일부 여론의 비판을 면하면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겠다는 것이다.
◇LG측 반응과 전망=일단 이번 중재안에 대해 LG측은 그간의 거부 입장에서 한단계 진전된 것으로 평가했다. LG 정홍식 통신사업 총괄사장은 “추가협상의 여지는 있지만 일단 유상증자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인 만큼 임시주총 이전에 합의할 가능성은 커졌다”면서 “양측이 보다 개방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면 서로의 이해관계를 절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G는 SK텔레콤의 실권주 외자유치 제안이 가격과 투자조건 등이 명쾌하지 않고 유상증자 관련 법규상 촉박한 시일과 임의배정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다소 신중한 입장에서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특히 이번 중재안의 내용이 외견상으론 조건부 유상증자 찬성이지만 LG의 경영권 인수를 반대하는 본질은 변함이 없어 추후 갈등의 소지는 물론 임시주총에서의 대결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 현실적으로 유상증자 실권주의 전량을 외자유치로 조달하는 경우는 드문 데다 하나로통신을 인수할 수 없다면 지금까지 LG의 노력 또한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무엇보다 하나로통신 경영정상화가 중요하다는 대의에 공감한다면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모색할 수 있어 SK텔레콤·삼성전자와 긍정적인 협상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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