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던 주·야간 조준경의 핵심부품인 ‘열영상 비구면 렌즈’ 가공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광기술원(원장 최상삼)은 광학 전문제조업체 이오시스템(대표 이원승)과 공동으로 야간에도 조준사격을 할 수 있는 주·야간 조준경의 핵심부품 ‘열영상 비구면 렌즈 및 평면미러·사진’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야간 투시경 부품의 생산이 가능해져 연간 3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광학부품의 적기조달 및 역수출의 길이 마련됐다.
기술원과 이오시스템은 물체의 적외선 에너지 차이를 감지, 열 분포를 영상화하는 열영상 장비의 핵심부품인 렌즈를 비구면으로 가공해 렌즈의 초점이 잘 맞지 않는 현상인 구면수차(spherical aberration)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이 렌즈를 장착한 주·야간 조준경은 물체마다 다르게 방출되는 적외선을 가시광으로 바꿔 빛이 없는 야간에도 최대 1000m 이내의 물체를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국산화된 열영상 광학계용 평면미러는 비구면렌즈를 통해 모아진 광을 스캐닝해 검출기에 보내는 반사경으로서 표면거칠기가 Ra(중심선 평균 거칠기 단위) 25㎚ 이하인 초정밀 제품이다.
이오시스템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별도 법인인 프리시젼옵텍스(대표 신동환)을 설립했다.
광기술원 측은 비구면렌즈 기술의 국산화를 계기로 조준경·잠망경 등 군사용 외에 빔프로젝터와 프로젝션 TV, DVD 플레이어,레이저 프린터 및 스캐너,의료용 내시경 등 민수산업 분야에 적용범위를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한국광기술원 초정밀가공실 김정호 선임연구원은 “최근 광학장비의 첨단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비구면렌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기술개발을 계기로 국내 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줄어들고 IMT2000 카메라 모듈, PC카메라 등 관련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 용어해설
비구면렌즈 : 곡률반경이 일정한 구면렌즈에 비해 주변부로 갈수록 곡률반경이 늘어나는 렌즈. 구면렌즈에 있던 상의 뒤틀림이 감소되고 시계의 어느 곳을 보아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구면렌즈의 경우 구면수차를 없애려면 렌즈의 반경을 조정하거나 여러 개의 렌즈를 조합해야 하나 비구면렌즈는 평행한 광선을 아주 정밀하게 한 곳에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비구면 렌즈 하나만 사용하더라도 여러 개의 구면렌즈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 광학부품의 경량화, 소형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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