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협 위디츠 사장(37)은 용산에서 잔뼈가 굵은 2세 경영자다. 선친인 이원술 사장이 회사(설립당시 삼성광전)를 설립한 이후 지난 93년 대표로 취임했으니 벌써 10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금의 위디츠가 있기까지 꼭 세번 변신했습니다. 76년 남영상사로 출발해 85년 삼성광전으로 법인 전환했고 지난 3월 위디츠로 다시 회사 이름을 바꿨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사명이 바뀔 때마다 회사 규모나 위상이 한 단계씩 올라갔습니다.”
위디츠는 ‘반도체 유통’ 한 우물을 고집해 왔다. 설립 당시만 해도 전자업종 대부분은 용산 아니면 청계천이 근거지였다. “위디츠는 국내 전자산업의 역사입니다. 4M 메모리와 286PC 등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부품이나 컴퓨터를 취급하면서 성장해 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절이 꿈만 같습니다.”
그는 현재의 위디츠가 있기까지는 선친의 안목이 컸다고 강조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1호 대리점이 바로 삼성광전입니다. 당시만 해도 메모리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누구나 반도체 대리점을 기피했지만 삼성광전이 첫 계약을 체결하면서 일반 소매 유통이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취임 10년째를 맡는 그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갑자기 선친이 작고하면서 부랴부랴 회사를 맡게 됐습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뿌듯합니다. 취임 때와 비교해 회사 규모가 꼭 10배 성장했습니다. 코스닥에 등록해 기업의 틀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그리는 회사의 모습은 ‘큰’ 회사가 아니라 ‘좋은’ 회사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직원의 경조사만큼은 스스로 챙긴다는 이 사장은 “외형이 큰 회사가 아니라 내실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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