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신분업환경` 대응 카드

 30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의 국정과제회의에서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가 밝힌 내용은 국내산업의 향후 전개방향과 관련, 중요한 전환점을 시사하고 있다.

 위원회는 특히 “창조형국가혁신체제(NIS)로의 전환을 제시, 미래의 국내 산업지도를 정부·기업이 함께 환골탈태시켜야 한다”며 또 “우리를 둘러싼 주변환경이 더이상 이를 늦출 수 없게 하고 있다”는 위기론을 강조했다.

 ◇배경=중국위협론이 첫번째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8일 대우일렉트로닉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 가기 전에 기업인들을 만나니 ‘우리가 중국에 추월당한다, 2년 뒤 따라잡힌다, 중국으로 다 가는 바람에 제조업 공동화시대가 오니 큰일이다’라며 불안감을 집중제기해 놀랐다”고 말했다.

 한민구 NIS 전문위 간사도 30일 국정과제회의 주제발표를 통해 이를 언급했다. 한 위원은 “중국경제의 급부상에 따라 한·중·일 3국의 산업구조가 유사해지는 수평분업이 동북아 신국제분업의 핵심이며 이것이 중국위협론의 실체다”고 밝혔다.

 동북아 신국제분업환경이라는 위기요인에 대응할 카드로 창조형국가혁신체제가 제안된 셈이다. 리버스엔지니어링에 기초한 모방형 국가혁신체제가 아닌 융합형·창의적 기술개발을 추구하는 컨셉트를 의미한다. 융합형기술개발은 자동차와 통신 등 각각 폐쇄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키던 대기업들의 기술을 융합시킨다는 기존 주력산업의 첨단화를 일컫는다.

 위원회는 동북아시장에서 전략적으로 차별화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창조형 국가혁신체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왜 텔레매틱스인가=창조형 국가혁신체제 시범사업으로 텔레매틱스가 채택된 데는 우리의 잠재성이 극대화된 아이템으로 평가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자동차산업은 2만∼3만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지는 종합기계산업인데다 우리의 수준도 선진기업을 바짝 뒤쫓을 정도로 발전했다. 이에 IT는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의 자동차기술은 지각정보·센서 및 제어시스템을 활용하는 카일렉트로닉스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현재의 자동차 기술수준에 ITS나 차량정보시스템 등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IT를 접목할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은 세계일류기업군에 들어가게 된다.

 위원회는 자동차의 IT화와 교통정보서비스가 접목된 탤레매틱스는 차량에는 원격진단·원격정비·원격제어형태, 운전자에는 긴급구난·고장신고·길안내·자동통행료 결제 등, 종합멀티미디어 및 모바일커머스 등 새로운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배순훈 위원장은 “텔레매틱스는 동북아 신국제분업환경하에서 우리가 선진국으로 갈 수 있나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텔레매틱스를 벤치마킹한 시범사업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과제=우리의 잠재력 및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한 주체간 협력이 성공의 관건이다.

 창조형 국가혁신체제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기업, 범정부, 전문인력이 한데 어우러져야하는데 과연 얼마나 이뤄질 수 있는가가 과제다.

 기업은 별개로 하고 정부의 역할정립 및 공조체제는 핵심과제다. 텔레매틱스에서 볼 수 있듯이 정통부(IT), 건교부(교통), 산자부(자동차), 문화부(콘텐츠), 과기부(원천기술), 재경부(제도개선 및 투자유치) 등 범부처가 참여한다. 밥그릇싸움에는 총력을 다하는 공무원의 속성아닌 속성이 문제여지로 남는다.

 배 위원장도 “새로운 총괄조정기구를 성공적으로 구성할 수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라고 잘라말하고 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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