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 지키는 `마이너 서버군단`
‘슈퍼돔’ ‘선파이어’ ‘레가타’는 각각 한국HP·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IBM의 간판격인 하이엔드 유닉스 서버다. 한국IDC가 조사한 지난 1분기 시장규모에서 유닉스 서버는 전체 시장의 78%를 차지했다. 여기서 중대형 서버업체 3인방의 이른바 ‘주류 유닉스(각각 PA-리스크칩·울트라스파크·파워칩)’가 차지하는 비중은 정확히 산출되지는 않지만 절대적인 수치를 기록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주류에 포함되지 못해도 마니아들이 지키는 시장이 있다. 세 차례의 인수·합병을 거치면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HP의 ‘알파서버’를 비롯해 전용OS의 대표격인 IBM의 ‘AS400’, 금융·통신영역에서 특화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스트라투스코리아의 ‘무정지시스템’이나 HP의 ‘탠덤’, 비주얼 분야에서 만큼은 알아주는 SGI의 ‘오릭스’ 등이 대표적이다. 비록 3인방의 주류 유닉스 서버에 밀려나있지만 이들의 ‘자기 시장’ 지키기는 계속되고 있다.
◇단종될 CPU라고 무시하지 마라=한국HP의 알파서버사업은 옛 컴팩코리아 합병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안정궤도에 올랐다. 한국HP 전체 서버 매출의 20∼25%를 차지할 정도로 아직은 중요 사업영역이다. 한국HP가 최근 집계한 3분기(5∼7월) 알파서버 실적은 주문 기준 1000만달러, 매출발생 기준 800만달러로 합병이 완료된 2분기 매출 기준 1050만달러보다는 다소 감소한 수치지만 요즘같은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공급되고 있는 알파서버는 지난 3월 출시한 새로운 아키텍처의 ‘EV7’ 칩이 장착된 ‘GS1280’으로 이달 안에 32웨이, 4분기 중 64웨이 서버가 출시된다. 알파서버 칩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EV79’ 칩이 마지막이지만 제품은 2006년까지, 운영 및 서비스는 2011년까지 제공된다.
◇AS400만한 장수제품 나와봐=지난 88년부터 공급되고 있는 AS400은 대표적인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제품이다. 올들어 ‘i시리즈(AS400)’의 르네상스 구현을 공헌한 한국IBM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도 올해 5억달러를 투자하고, 아태지역 차원에서도 ISV 개발 등에 전면 지원을 공헌한 상태. 올 상반기에는 신용정보 서비스회사인 미래신용정보가 i시리즈를 이용한 웹 기반으로 업무환경을 구축했으며, 대한교원공제회는 i시리즈 기반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했다.
◇무정지시스템은 우리에게 맡겨라=HP의 ‘탠덤’과 스트라투스의 ‘컨티늄’ ‘ft서버’는 무정지시스템의 간판 제품이다. 일명 ‘논스톱 서버’로 불리는 탠덤은 한국증권전산·코스닥 등이 대표적인 사이트로 꼽힌다. 한국HP 전체 서버 매출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탠덤은 올해 롯데카드·현대백화점·병무청·철도청 등에 처음 공급됐다. 이 제품은 유닉스 계열의 밉스칩(현재 밉스R16000), NSK(논스톱커널) OS로 운영되고, 향후 아이테니엄칩 기반의 NSK OS 서버로 변신한다.
스트라투스테크놀로지코리아의 무정지 서버는 PA-리스크칩과 HP-UX OS 기반의 ‘컨티늄’과 인텔아키텍처(IA) 기반의 ‘ft서버’ 제품군으로 구성돼 있다. 스트라투스코리아의 전략은 과거 수요처를 되찾는 것. 스트라투스는 이 분야에서 전문업체로 한때 시장을 주도했으나 99년 본사가 루슨트로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다시 루슨트가 분사한 사업부문을 재인수하면서 고객층이 다수 이탈했다. 지난해부터 전열을 전비한 한국지사는 상반기 약 12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려 작년 대비 130% 성장했다. 올해 발표한 ft서버는 벤더 중에서는 처음 출시한 IA계열 무정지시스템으로 증권사와 통신사 개발용 장비로 약 40대 정도 판매됐다. 스트라투스코리아는 오는 9월 ft서버 후속 모델을 출시하고 중소형 서버에서는 리눅스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비주얼 분야의 명가를 되찾고자 하는 한국SGI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심풍식 사장 체제로 새롭게 가동되면서 상반기까지 조직 및 채널정비에 집중했으며, 6∼1년 걸리는 비즈니스 특성상 영업 결과가 하반기부터 나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SGI는 이달 26일 비주얼 분야의 전문서버인 ‘오닉스4’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SGI는 고성능컴퓨팅 시장은 아이테니엄과 리눅스 기반의 서버인 ‘알틱스’ 시리즈로, 비주얼 부문은 유닉스 계열의 밉스칩 기반의 아릭스OS를 채택한 오릭스 시리즈로 공략 중이다. 현대차·한국항공·KISTI 등이 주요 고객사로 있으며, 현대차·한국항공·로템 등 3개사는 한국SGI 전체 매출의 30%에 육박하는 핵심 고객사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