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방송(EBS)에서는 매주 수요일에 축구를 소재로 한 3D 애니메이션 ‘로봇축구’를 방영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축구를 통해 쌓아가는 로봇들의 우정과 용기를 그리며 메인 캐릭터 12명의 독특한 개성이 흥미롭게 펼쳐져 어린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의 ‘준’을 통해 동영상메일, 라이브스크린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로봇축구 대모험’이라는 아동용 PC게임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상당한 기술력과 기획력이 돋보인 이 작품은 서울이 아닌 춘천에 위치한 킴스애니컴(대표 김명수)이란 회사가 만든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산의 대표적인 게임업체인 드림미디어(대표 유왕윤)는 온라인 대전게임 ‘배틀마린’으로 국내에서만 250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중국과 대만에도 진출하는 등 중견 게임업체로 성장했다. 특히 이 회사는 배틀마린을 아케이드 네트워크 게임으로 재개발해 일본의 게임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비행 슈팅게임인 ‘비틀윙’을 개발하고 시범서비스를 실시해 현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우수한 인재들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었던 지방의 문화산업이 최근들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정책에 힘입은 것도 있으나 이보다는 각 지자체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 문화산업인의 노력이 하나 둘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문화산업 시장규모는 18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각 지역의 문화산업 비중은 아직까지도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방의 문화산업 육성을 위해 문화콘텐츠산업 관련 사업체와 전문인력의 수도권 과대 집중현상을 개선하고, 문화콘텐츠산업의 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지방문화콘텐츠산업 인력교육 지원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중앙이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문화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원기관을 설립했거나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은 서울을 제외하고 10개 지역에 달한다.
규모면에서 수십개 업체를 거느리면서 100억원대의 매출실적을 올리는 곳도 있지만 아직은 설립 1∼2년차에 불과한 곳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정부와 지자체뿐만 아니라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문화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지역을 보면 중부권의 경우 부천시가 운영하고 있는 경기디지털아트하이브(DAH)센터가 있으며 춘천시도 오는 10월 춘천문화산업지원센터를 설립한다.
부천시는 경기디지아트센터를 통해 올해부터 2008년까지 3단계 전략을 통해 세계적인 문화주도 지역으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초기단계였던 2001년과 2002년 사이 어느 정도 사업기반이 마련된 만큼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춘천도 애니메이션의 고장으로 알려져 온 만큼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중부지역에서는 청주와 대전이 문화산업 육성에 강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충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직지’를 탄생시킨 지역답게 특화된 학습게임콘텐츠를 내세워 첨단문화산업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청주지역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곳은 바로 청주문화산업지원센터로 지난해 개관해 청주시에 산재한 80여 업체의 구심체 역할을 하며 학습게임 콘텐츠 개발 및 마케팅 등을 활발하게 지원하고 있다.
대전의 경우도 지난해 2월 엑스포과학공원에 대전문화산업지원센터를 설립, 지방 문화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호남지역의 경우 지난해 9월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이 설립돼 지역의 정보·영상산업 역량을 집중 발굴, 육성해 ‘문화·영상산업의 수도’ 건설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개원한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도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 기반구축과 함께 비즈니스 환경조성과 디지털 미디어 전문인력 양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영남권의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대구문화산업지원센터는 각 지역 문화콘텐츠(CT)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지역 거점이 되고 있다.
정부는 각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문화산업 육성을 총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전국을 7개 지역의 문화산업 클러스터로 나눠 집중 육성한다는 큰 틀을 마련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각 지역에서 경쟁력을 갖는 문화산업을 정해 그 지역을 중심으로 우수한 인력과 연구자들이 모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문화산업 단지를 조성하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 따라 정부는 춘천문화산업클러스터(춘천시 서면 현암리, 금암리 일원 약 6만1000평)의 경우 애니메이션을 집중 육성하고 부천문화산업클러스터(부천시 원미구 상동 일원 약 6만1000평)는 출판만화, 대전문화산업클러스터(대전시 대전엑스포과학 공원내 약10만평)는 게임을 육성키로 했다.
또 청주문화산업클러스터(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2만5000평)는 학습용게임을, 광주문화산업클러스터(광주시 남구 사직공원 일원, 동구 전남도청 일원 약 6만5000평)는 디자인, 공예, 캐릭터를, 전주문화산업클러스터(전주시 완산구 노송동 일원 2만평)는 소리콘텐츠를, 경주문화산업클러스터(경주시 천군동 경주엑스포공원부지내 16만8000평)는 가상현실(VR)산업을 지원하게 된다.
이같은 문화클러스터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필수적이다. 문화산업의 경우 우수한 인재의 기획과 창의성에 성패가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인재육성을 위해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은 지방 문화콘텐츠산업 인력교육 지원사업 대상으로 전국 10개 지역을 선정해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지원키로 했다.
이번에 선정된 지방 문화콘텐츠산업 인력양성 프로그램은 애니메이션(경기·충남), 에듀테인먼트 콘텐츠(충북), 인터넷 콘텐츠(경남), 게임(대구·대전·부산·제주), 기타(광주·전북) 등 문화콘텐츠산업 분야의 다양한 인력양성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현재 전국에 구축돼 있는 문화산업 관련 지원센터의 기존 인프라와 조화를 이루며 지방 문화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와 특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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