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들 비즈니스 모델 `저울질`

무선 인터넷망 내달부터 전면 개방

 무선인터넷망이 내달부터 사실상 전면 개방됨에 따라 그간 물밑에서 전략 마련에 부심하던 콘텐츠제공회사(CP)들도 막바지 작업에 전열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인 윤곽은 망 개방이 본격화되는 9월 이후에나 가능하겠지만 대략적으로는 유선포털이나 이통사와 같이 시장지배적인 회사와 제휴를 맺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델과 독립 무선 포털사이트를 통해 독자노선을 걷는 세 가지 모델로 압축될 전망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CP들도 당분간 현행체제를 고수할 방침이어서 단시간 내에 시장구도가 재편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포털이냐, 이통사냐=다날·인포허브·거원시스템 등 무선콘텐츠 시장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회사조차 일단은 제휴모델로 가닥을 잡고 있다. 유선포털이나 이통사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고 자금과 마케팅에서 열세인 지금으로서는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포털과 이통사 중 누구를 택할 것인가’다.

 망이 개방되더라도 SK텔레콤과 같은 이통사의 지배력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통사와 손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네이트’를 사용해온 1000만 회원이 다른 사이트로 몰려가기는 힘들 것이고, 이제까지 이통사와 쌓은 친분에서라도 파트너 관계를 계속 가져가는 것이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포털의 위력도 만만치 않다. 회원에게 벨소리 한 곡씩만 저가로 서비스하더라도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불어올 수 있다. SK텔레콤조차 라이벌로 다음을 지목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CP들은 “어느 라인에 붙는 것이 유리할지 저울질하고 있다”며 “8월 한 달간 수수료와 수익분배율을 고려해서 상위조건을 제시하는 측과 제휴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관계자는 “포털과 이통사 모두 CP 줄 세우기에 한창”이라면서도 “포털에 줄을 선 것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면 혹시라도 이통사에 밉보일까봐 조심하고 있다”고 귀띔해 현 분위기를 드러냈다.

 ◇우리는 독자노선으로 간다=이에 비해 텔미정보통신과 야호커뮤니케이션은 독자적인 방법으로 무선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사업전략은 경쟁사 동향을 보고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텔미정보통신 이동걸 사장은 “대형 회사에 비해 자금이나 브랜드 인지도는 약하지만 그간 통화연결음과 같은 특정 영역에서 브랜드 파워를 충분히 갖춰 왔다”며 “백화점식은 어렵지만 전문 영역으로 차별화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익성을 높여라’=하지만 어떤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것은 CP 공통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포털, 이통사, 단말기 제조사로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결제수수료나 서비스 수수료, 변환작업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수익은 오히려 줄어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예전에는 시어머니가 한 명이었지만 이제는 사감과 같은 시어머니를 여러 명 모시는 형국”이라며 “이럴수록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독자 서비스의 경우에도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강도를 높이면 수익률은 당연히 저조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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