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안 프린스 주한 EU 대표부 대사 간담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하이닉스에 예비판정때보다 높은 34.9%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는 미국 국제위원회(ITC)가 내린 44.71%보다는 낮지만 당초 예상된 33%보다는 1.9% 높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도리안 프린스 주한 EU대표부 대사는 28일 롯데호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01년 10월 채권단으로부터 채무재조정시 받은 각종 지원에 대해 보조금의 성격이 있다고 판단, 34.9%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오는 8월 개최될 예정인 EU각료이사회에 최종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U는 지난 4월 예비판정 당시 채권단의 모든 조치를 정부보조금으로 판단한 미국 ITC의 결정과는 달리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 및 2001년 10월 2차 채무재조정만 보조금으로 간주해 하이닉스와 한국정부의 추가 조치에 따라 상계관세율이 대폭 낮춰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같이 예비판정 당시 33%의 상계관세가 부과됐으나 오히려 높아진 것에 대해 프린스 대사는 “하이닉스의 마지막 노력이 오히려 정부보조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추가로 공개한 모양이 됐다”며 “EU의 예비판정시 보조금 지급수준과 규모를 잘못 판단했기 때문에 상계관세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상계관세율이 1.9% 높아진 것에 대해 프린스 대사는 “EU는 지난 2001년 10월 하이닉스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때 정부가 이들에게 금융지원을 위한 위협을 가했다는 사실을 중요시 했다”며 “정부의 입김이 없었다면 어떻게 실질적 부도상태인 기업에 매출의 6배가 넘는 금액을 지원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정부 개입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EU집행위원회는 당초 독일 인피니온이 제소한 한국정부의 세제혜택과 2001년 10월 이전 제공된 신규여신 제공, 출자전환 등은 실질적 혜택이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으나 무엇이 마지막에 고려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ITC의 높은 상계관세 부과가 이번 EU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질문에 프린스 대사는 “ITC 결정이 있기 4개월 전부터 집행위는 독자적으로 조사를 벌여왔기 때문에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프린스 대사는 “하이닉스는 정부지원으로 버텨왔으며 시장원칙대로라면 벌써 부도가 났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반도체측은 “그동안 EU집행위 주장의 오류에 대해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충분히 설명했으나 EU집행위가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34.9%의 상계관세를 부과하도록 유럽 각국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며 “상계관세율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EU 국가들을 대상으로 현지 고문변호사 등을 통해 EU집행위의 부당성을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