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한달 이상 지속되면서 생산차질과 대외이미지 손상이 우려되고 있다. 경제계 일각에선 정부의 특소세 인하조치 효과가 노조파업으로 희석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것 아니냐며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에 대한 증권사들의 의견은 긍정적이다. 삼성증권은 “현재 파업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해외 딜러들과 접촉한 결과 현재 재고상태는 충분하며 단지 특정모델의 경우 파업으로 납기가 지연돼 딜러가 항의할 수 있지만 이는 지엽적인 문제”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하나증권 등 증권사도 현재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며 현대차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현대차의 최근 경영환경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우선 특소세 인하가 하반기 경기회복과 연계될 경우 내수판매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98년 7월과 2001년 11월에 단행된 두번의 특소세 인하 경험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의 연체율 하락, 성공적인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부담감도 줄어들었다. 미국 등 수출시장에선 현대차 모델이 ‘스테디 카’ 반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긍정적 의견 때문인지 현대차 주가는 28일 3만5000원선까지 치고 올랐다. 이미 삼성·대신증권 등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4만원선까지 상향조정했다. 현재 현대차 노사간에 쟁점이 되고 있는 △근로 조건 악화 없는 주 5일 근무제 △노조의 경영참여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 문제 등 핵심의제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노사관계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상징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상징성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모처럼 현대차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경영환경을 경영개선의 지렛대로 활용하느냐 못하느냐다. 이는 온전히 현대차 노사의 몫으로 남아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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