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결국 미국으로부터 상계관세 확정판결을 받았다.
미국 무역위원회(ITC)는 23일(현지시각) 하이닉스의 대미 수출 반도체들이 자국 산업에 타격을 입혔다고 최종 판정을 내렸다. 이번 판정으로 하이닉스에 대한 미국 정부의 44.71% 상계관세가 현실화된다. 이에 따라 24일 하이닉스의 주가는 5거래일째 하락세를 보이며 하루 전보다 160원(1.88%) 떨어진 8330원으로 마감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상계관세 최종판결은 이미 예상된 결과로 하이닉스와 정부의 대응노력 등으로 기존 우려보다는 파급효과가 작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하이닉스는 사실상 미주지역으로의 직수출이 막힘에 따라 현지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대만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 메인보드, D램 모듈업체 등을 통한 우회수출로 판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도 하이닉스에 대한 ITC의 판정에 대해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적어도 관세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희망은 남아있다.
이러한 회사측과 정부의 노력 외에 현재 D램 업황이 양호하다는 점도 상계관세 확정판결의 악영향을 희석시키고 있다. 하이닉스는 물량 기준으로 전세계 D램 시장의 약 17%를 점유하고 있어 PC업체들이 하이닉스의 존재를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악재로서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일 뿐 중장기적으로는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D램 가격이 떨어져 수요업체들이 주도권을 잡게될 경우 위험요인과 수출에 걸림돌이 있는 하이닉스를 배제할 수도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재원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오리무중이다.
삼성증권 임홍빈 연구원은 “현재 D램 업계는 삼성전자의 선두입지 구축이 강화되면서 후발업체 가운데 인피니온이 그나마 건재한 가운데 여타업체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힘든 산업구조”라며 “선두업체 만큼은 아니더라도 일정수준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이닉스가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전문가 코멘트...세종증권 최시원 연구원>
미약한 현금규모를 고려할 때 향후 하이닉스의 생존은 투자재원 확보의 실현여부에 달려있다고 판단된다. 300㎜ 웨이퍼 투자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현재 추진중인 시스템-IC부문의 매각과 함께 신규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D램업계는 업계 통합이 진행돼 업체수는 지난 95년 18개에서 현재 10개 미만으로 축소됐으나 D램가격의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됐다. 이는 상위 D램업체간의 경쟁이 더욱 심해지며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킨 것이지, 하이닉스의 퇴출이 D램산업의 안정과 변동성 축소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만 하이닉스는 이미 미국, EU의 상계관세에 대비해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어 미국의 상계관세가 하이닉스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단기적으론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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