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경영통해 SO이미지 개선 기대"
‘이제는 전문 경영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업계에 전문 경영인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전통적으로 지역내 중계유선방송사업자 출신의 오너 사장이 대세를 이뤘던 이 업계에 최근 전문적인 기업경영 능력과 케이블TV 전문 지식을 겸비한 CEO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복수SO(MSO)의 경우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와 급변하는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대기업 출신의 인물들을 속속 영입, 계열 SO들의 통합 작업에 나서는 등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개별지역 가입자 유치 및 관리에 집중하면서 소규모 사업자로 자리매김해온 SO의 영업 방식 및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동시에 케이블TV 업계의 이미지 변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명·안산 지역 MSO인 한빛아이앤비는 최근 조재구 전 양천케이블TV 사장을 대표이사로 전격 영입했다. 지역내 중계유선방송사업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오너 경영진을 중심으로 외형 확대에 주력해온 이 회사는 디지털 전환을 비롯한 12개 계열SO의 통합경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대표는 지난 10년간 m.net 부사장, 경남방송·마산방송·양천케이블TV 대표 등을 두루 거쳤으며 한빛아이앤비의 투명경영과 조직문화 변신에 힘을 쏟는다는 포부다.
CJ케이블넷은 이관훈 전 CJ홈쇼핑 방송본부 방송사업부장을 신임대표로 임명하고 CJ계열 SO의 디지털화에 본격 착수했다. 이 대표는 지난 83년 CJ그룹에 입사한 뒤 CJ의 인사팀·마케팅기획팀, 드림라인 영업본부장, CJ홈쇼핑 전략기획실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그룹내 살림은 물론 케이블 업계의 사정에 정통한 전문경영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대 M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에는 SO업계 전문경영인 1호로 인정받는 오광성 대표를 비롯해 최근 계열SO 공동대표에 선임된 성기현, 최선호 대표가 조직을 이끌고 있다.
지난 77년 대우에 입사, 2000년 대우 물자자원본부장에 이르기까지 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오 사장은 3년 남짓한 기간동안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해 MSO의 성공적인 모델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씨앤앰 계열의 동부·노원·북부·동서울 SO 대표이사를 맡게 된 성기현 대표는 현대전자 정보통신사업본부·해외통신영업본부, 미래온라인 대표 등을 지내면서 케이블 기술 및 마케팅 부문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씨앤앰의 구로·마포SO 등의 대표를 담당하는 최선호 대표도 대우 출신 인물로 씨앤앰 MSO 마케팅 총괄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밖에 한국케이블TV충남방송도 권순복 대표 후임으로 최근 김성남 전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김 신임대표는 81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이래, 그룹 비서실 등을 거쳐 96년부터 종근당에 근무해온 인물이다.
전문경영인 영입과 관련해 케이블TV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내 소규모 사업자로서 오너가 직접 회사를 경영해온 지금까지의 관행과 달리 SO에도 전문경영인이 속속 영입되면서 업계 전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으로 SO의 이미지 개선에도 한 몫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