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전자상가를 방문하는 소비자의 구매성향도 점차 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테크노마트는 주요 전자매장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매출을 조사한 결과 국내 경기의 둔화로 가전·PC·주변기기 등 주요 품목에 따라 지난해보다 6∼10%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지만 각 매장에서 잘 팔린 품목을 조사해 본 결과 구매성향도 지난 2∼3년 동안 크게 변화했다고 덧붙였다.
◇PC와 주변기기=300만화소 디지털카메라, LCD 모니터, 노트북이 비수기 임에도 작년 대비 제품별로 5∼20% 늘었다. 지난해에는 200만화소 디지털카메라, 일반 모니터, 데스크톱이 강세를 보였다.
이남근 네오멀티 사장은 “가정마다 PC가 보급된 상태여서 신제품보다는 업그레이드하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주변기기 시장의 상승 분위기를 주도한 제품은 단연 ‘디지털카메라’다. 올림퍼스·소니·삼성 등 각 업체의 가격경쟁으로 최고 2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지면서 지난해에 비해 200% 정도 판매가 늘었다. 불과 2∼3년전만 해도 테크노마트 매장 전체 판매량의 20% 내외를 차지했던 점유율도 60%까지 따라붙었다.
상반기 주변기기 제품 중에서는 프린터·복사기·팩스를 합친 디지털 복합기 판매가 15% 정도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하드디스크는 일반 사용자의 개인 컴퓨터 업그레이드 수요와 맞아떨어져 지난해 대비 5∼10% 판매량이 늘어났다.
◇가전=가전제품은 에어컨·선풍기·냉풍기 등 여름 가전 매출이 크게 증가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프로젝션TV·홈시어터·드럼세탁기 등이 작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테크노마트 상우회 이진만 이사는 “단순히 크고 튼튼한 것을 좋아했던 과거와는 달리 세련된 디자인과 기능을 중점적으로 본 후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침체기였던 가전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었던 제품은 ‘프로젝션 TV’다. 매장마다 평균 4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브라운관 TV는 40% 이하로 점유율이 떨어졌으며 프로젝션은 30∼40%, PDP TV가 10∼20%로 증가해 세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드럼세탁기도 일반 가전 매장의 효자상품으로 올 상반기 동안 판매가 30% 증가했다.
◇전망=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여 전자상가의 하반기 매출도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테크노마트 측은 특히 지난 3월 센트리노 노트북이 출시됨에 따라 펜티엄4 제품의 가격이 날로 떨어져 보급형 노트북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난 12일부터 시행된 특소세 인하 조치가 에어컨·프로젝션·PDP TV 판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제조업체의 공급가격 인하율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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