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e마켓 오일펙스가 ‘Thank you 油’라는 브랜드로 개장한 주유소.
KEP-코리아e플랫폼이 지난주 경남 김해에 설립한 ‘경남김해허브센터’ 모습.
‘순수 e마켓플레이스는 사라지나.’
온라인 기업소모성자재(MRO) 거래와 석유유통은 국내 B2B e마켓플레이스에서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업종들이다. 그런데 이들 두 업종이 최근 잇따라 오프라인 부문에 투자를 집중시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e마켓들의 움직임이 일단 시장확대를 위한 투자로 파악하고 있으나, 이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더욱이 MRO와 석유업종은 대다수 다른 e마켓업종들이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까지도 90년대 초기 B2B모델을 고수하는 등 순수 e마켓을 지향해 왔다.
◇오프라인 진출현황=MRO e마켓 업계의 투자는 물류센터에 집중되고 있다. 올들어 이미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던 LGMRO뿐만 아니라 엔투비·코리아e플랫폼·MRO코리아 등 주요 e마켓들이 최소 한 곳 이상의 센터를 오픈하거나 추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물류센터 설립에 소극적이었던 MRO업계 1위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도 물류센터 설립을 위한 사전 준비(컨설팅)에 나서고 있다.
석유 e마켓은 주유소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공략에 나섰다. 석유 e마켓 1위업체인 오일펙스는 최근 ‘Thank you 油’ 주유소 6개소를 수도권에 개설한 것을 비롯, 연말까지 100개소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예스오일도 최근 `예스오일` 브랜드로 2개소를 오픈한데 이어서 연말까지 독자 브랜드 주유소를 연말까지 최대 2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에너지산업도 다양한 오프라인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을 모색하고 있다.
◇왜 오프라인인가=기존 모델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특히 대형업체의 경우 순수 e마켓이 어느정도 통하고 있으나 중소규모로 갈수록 인식도가 낮아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MRO e마켓의 한 CEO는 “현재의 모델로 근근히 회사를 이끌어 갈 수는 있지만 결코 만족할 정도는 아니다”며 “물류센터 확보를 통해 다양한 신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석유 e마켓 관계자도 “거래규모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린 것이 사실”이라며 “보다 공격적인 사업전개를 위해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 가능성=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업계는 기존 모델에 대한 수익성 불안에 따라 추진하고 있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고 있으며 특히 일부는 오프라인 시장 진출이 오히려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프라인 진출이 많은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이를 만회할 수 있을 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 되고 있다. 실제로 MRO e마켓의 물류센터 경우 한 곳의 연간 운영비는 1억∼2억원에서 많게는 5억원 가량 소요되고 있다. 석유 e마켓도 주유소당 1000만원 내외의 비용부담을 안고 있다.
◇향후 전망=오프라인 시장 진출과정에서 업계 서열이 재편되는 등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쟁력 약화로 사업포기 업체들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시장 진출은 거래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라며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않은 업체는 오프라인 시장 진출이 오히혀 비용부담만을 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MRO e마켓과 석유 e마켓 업체 가운데 각각 한 업체가 이미 물류센터와 주유소 사업을 펼쳤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업을 접거나 유보한 사례가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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