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뒤숭숭한 유료방송업계

◆IT산업부·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고소, 고발,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항고….’ 케이블TV와 위성방송 등 국내 양대 유료방송업계가 때아닌 법적 시비로 뒤숭숭하다. 위성공시청안테나(SMATV) 설치와 관련한 서울지방검찰청의 판결이 양측 갈등에 불을 지폈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강남SO가 스카이라이프의 SMATV에 대해 형사고소한 위반행위와 재물손괴죄는 무혐의로 최종 판결났다’고 발표했다. 또 케이블TV가 무분별한 고소·고발과 비방을 일삼고 있다며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스카이라이프가 SMATV 설치방식 자체가 합법인양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강력 반발했다. 강남SO는 법원의 판결에 불복, 항고했으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것을 검토중이다.

 문제는 SMATV를 발단으로 한 이같은 양측의 갈등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블TV협회는 비단 SMATV뿐만 아니라 스카이라이프의 KBS2 재송신 문제에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1000만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TV와 후발사업자이지만 막강한 마케팅력·자금력을 앞세운 스카이라이프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두 회사는 생존을 위해 가입자 확보경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극한 대립은 곤란하다.

 양측의 법적 대결이 심화될수록 감정싸움만 벌어질 뿐이다. 더욱이 SMATV, 지상파 재송신 등 명확한 법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무조건 고소·고발만 일삼는 것이 해결책일 수 없다. 이번 법원의 판결 역시 SMATV에 대한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내려진 결론이다. 법적 해석의 차이를 놓고 정면 충돌하는 것은 소모적이다.

 지금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 시대가 본격 개막되면서 유료방송매체의 가능성이 한껏 주목받고 있는 때다. 양 매체가 대립보다는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함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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