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원 디지털방송 중계기 시장을 잡아라.”
지상파 디지털 방송이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이어 내년에는 시도지역까지 확대될 예정이어서 15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이 부문 중계기 장비 시장을 놓고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지상파 DTV송신기 시장은 엔이씨·로데슈바르츠·해리스 등 외산 업체들이 장악해왔다. 외국업체들은 한발 앞선 기술력을 내세워 일찌감치 국내 시장을 선점한 탓이다. 그러나 중계기 시장의 경우는 국내 업체들이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송신기 시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10여개 국내업체들이 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업체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중계기 시장 현황=현재 국내 지상파방송3사와 지역민방은 오는 2010년 디지털 완전 전환을 앞두고 중계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방송사는 오는 2010년까지 1200∼1400여곳에 디지털 중계소를 세울 예정으로 단계별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계기 물량만 해도 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업체 입장에선 가뭄에 단비 만난 격으로 방송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발업체들이 뛰고 있다=업계에서는 올해 5대 광역시에 이어 시도지역까지 지상파 송신시설 설립이 끝나는 내년 초부터 각 방송사들이 중계기 도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 시장을 겨냥, 신제품과 함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이 시장에 참여한 업체는 진명통신·맥스웨이브·서화정보통신·LG전자 등 4개사다. 이들 기업은 각 방송국 지방 계열사 및 지역 민방의 신규 수요에 대비하는 한편 수도권 중계소 공급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수주전에 들어갔다.
특히 최근 수도권 지역에 DTV 중계소를 구축하고 있는 MBC가 이들 선발 중계기 업체 중 1개 업체에만 공급권을 주겠다고 밝히고 있어 그동안 유지됐던 시장 균형이 깨지면서 업체간 신경전도 본격화되고있다.
실제로 지난해 KBS의 경우는 BMT를 통과한 진명통신 등 4개 업체에 모두 공급권을 나눠줬지만 MBC는 올해 단 1개 업체만을 중계기 공급업체로 선정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상태여서 업체간의 경쟁이 어느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후발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져=삼화전자통신, 사라콤, 삼양통신, 진한통신 등 후발업체들도 선발업체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시장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삼화전자통신은 올해 초 실시한 BMT 평가에서 납품자격을 얻은 것을 계기로 중계기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지난 KOBA전시회에서 처음으로 DTV중계기를 선보인 사라콤도 중계기 시장에 뛰어들어 본격적인 공급경쟁에 가세했다. 삼양통신·진한통신 등 전통적인 아날로그 중계장비 업체들 또한 DTV중계기 개발에 나서고 있어 이 분야 시장진입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송방식 재검토를 선언한 KBS의 움직임에 따라 MBC를 비롯한 지역 민방들이 중계기 도입 시점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디지털전환이 대세이기 때문에 송신기 사장과는 달리 중계기 시장은 국산업체들의 선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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