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 삼성SDS경영고문 honggi.kim@samsung.com
우리나라 IT인프라는 세계 최첨단을 달리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행정자치부가 주도하는 정보화마을 1, 2차 시범사업이 이루어졌다. 전국 103개 마을에 초고속통신망이 깔리고 1만여대의 PC가 보급되었다. 남녀노소 3만여명의 주민이 컴맹에서 벗어났음은 물론 마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아주 편리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전자정부 서비스를 받으며 취미나 관심사가 같은 주민들은 가상공간속에서 끈끈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정보소외로부터 탈출한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작물재배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여 과학영농을 실현하고 마을 특산물을 전자상거래방식으로 판매하여 소득증대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 마을들은 불과 1년 남짓한 기간에 천지개벽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감동적인 스토리도 많다. 광양시 서향열(72) 할아버지는 매실 작목반장이다. 컴맹이었던 그는 6개월간 열심히 공부하여 문서작성, 정보검색,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정보할아버지가 됐다. 전자상거래 준비를 위해 포장재 제작의 최소단위인 4000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누가 인터넷으로 우리마을에 주문을 할까”하는 주민들의 회의적 반응을 불식시키기 위해 그는 포장재 제작비용의 절반을 쾌척했다. 온 주민이 마음을 졸이는 가운데 열흘 동안 100여 상자의 주문을 받았고 ㎏당 6000원에 판매를 했다. ㎏당 2000원으로 농협에 납품하던 것에 비하면 3배의 소득을 올린 것이다. (도시소매가격은 만원)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에서 농산물상회를 하는 사람과 직거래를 터서 1100상자(1만1000㎏)를 팔아 2000만원의 추가수익을 올리게 되었다. 이제 그는 아침에 일어나 설레임으로 컴퓨터를 켜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인터넷이 농촌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마을은 인터넷을 통해 지역특산물을 판매하고, 생활용품도 구입하며 교육, 문화, 의료, 행정정보를 손쉽게 습득하는 등 정보생활화를 시범적으로 실천하는 마을로 주민소득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국민정보화 운동이다. 이 사업은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마을정보센터 조성, 가구별 PC보급, 정보콘텐츠개발( 마을장터·테마여행·사랑방·정보마당 등), 주민 정보화교육, 운용체계 확립, 온오프라인 홍보 등 7대사업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화마을의 포털은 http://www.invil.org이다.
2003년 7월 현재 이곳에는 정보화마을 주민이 1만9000명, 외지인이 2만3000명 등 4만2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 사이트의 회원이 되면 양질의 농수산물을 싼값에 살 수 있음은 물론, 농촌체험(농장·목장 등), 관광정보 등 많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인구 2700만명 모두가 이곳의 주민이 되어 보자. 이는 많은 젊은이들이 떠나고, 개방화 물결 속에 고심하고 있는 우리 농어촌(약 130만가구에 360만명이 거주하며 취업자는 207만명 )을 살리는 애국의 길이기도 하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우리는 농촌에 새마을운동의 불씨를 지폈다. 이제 우리는 국민소득 2만달러의 비전을 얘기하고 있다. 실제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들은 거의 모두 농어촌 주민들이 잘 사는 나라들이다. 우리의 국민소득 2만달러 비전도 그러해야 한다. 전지역, 전국민이 다함께 잘사는 2만달러 한국이 돼야한다. 이는 정보화시대에 부응하는 제2의 새마을 운동이다.
그러나 산업시대의 농어촌 새마을 운동과 다른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는데 있다. 직업별 디지털지수를 평균 100으로 볼 때 화이트칼라 121.7, 블루칼라 80.3, 농림어업 53.4의 격차가 존재한다. 우리나라 2만7000여개의 마을이 전부정보화 마을로 바뀌면 이 격차는 말끔히 해소될 것이다. 그리고 정보화마을들이 여러 도시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네티즌 모두가 정보화마을의 주민이 된다면 우리는 전국민이 정보화 사회의 풍요로움을 누리며, 전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정보화 사회에 걸맞은 새마을운동을 통해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일궈보자. 이제 우리 모두 정보화마을로 이사를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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