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프레스 접근번호`에 CP 난감

 차세대 모바일주소(윙크) 서비스인 ‘익스프레스 접근번호’가 윤곽을 드러내자 모바일 콘텐츠 업계가 일제히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숫자 하나당 한 회사밖에 추첨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모바일 콘텐츠 회사들이 이제까지 쌓아왔던 브랜드는 공염불로 그칠 공산도 배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는 현행 모바일주소(윙크) 서비스 체계를 개선한 ‘익스프레스 접근번호’를 하반기내 실시하기로 하고 최근 서비스에 대한 개괄적인 방침을 발표했다. 익스프레스 접근번호 서비스는 기존 윙크 체계에서 ‘구분자(#)’와 ‘고유번호’를 없애고 영문도메인에 해당하는 숫자만 누르면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방식. 영문을 숫자로 입력하는 숫자도메인은 추첨을 통해 결정될 방침이다.

 ◇익스프레스 접근번호 서비스란=현재 사용중인 모바일주소(윙크)는 숫자버튼을 누르면 바로 해당 무선인터넷사이트로 연결될 수 있게 한 주소방식. 영문도메인 대신 숫자를 입력함으로써 독립 무선포털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됐으나 실은 ‘영문숫자+구분자(#)+고유번호’로 구성돼 있어 불편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상당수 무선 CP는 주소는 할당받았으나 서비스는 제공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KRNIC이 대안으로 들고 나온 것이 구분자(#)와 고유번호가 없는 ‘익스프레스 접근번호 서비스’. KRNIC은 하반기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도 무선망이 개방되는 8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KRNIC의 기본방침은 모바일주소를 등록, 보유하고 있는 회사를 보호하자는 것. 이 일환에서 ‘영문숫자’는 추첨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선점을 막기 위해 법인 위주로 신청을 제한하고 신규등록도 제외하는 형태의 규제조치도 구상하고 있다. 등록비용도 100만원 이하로 고가로 책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점 없나=그러나 문제는 영문숫자 하나당 한 회사만 배정받게 된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고유번호가 있어서 여러 회사가 동일한 영문숫자를 사용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이 자체가 불가능하다. 여러 회사가 동일한 번호를 사용하겠다고 신청하면 추첨을 해서 한 회사만 허가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영문숫자로 3286을 사용해 왔으나 추첨에서 탈락하면 이 번호를 사용할 수 없다.

 상표권이 있더라도 추첨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상품의 ‘류’에 따라 상표권이 부여되는 특성상 40개가 넘는 회사들이 동일한 상표권을 갖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CP들 반응은=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인기있는 영문숫자에 대한 선점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우려하는 한편 이제까지 사용해온 숫자브랜드를 영문숫자로 얻을 수 있을지 난감해하고 있다.

 야호커뮤니케이션(5782)이나 인포허브(7070), 오사이오(5425)와 같은 무선콘텐츠 회사의 경우 숫자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어느 정도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 그러나 추첨에서 탈락할 경우 이제 이제껏 들인 공이 공염불로 그칠 수도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그저 당황스러울 따름”이라며 “기존에 모바일주소를 등록한 회사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해 주겠다고 하지만 얼마나 현실적으로 지원될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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